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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감노트 May 16. 2023

15. 나만의 '행동적 항우울제'를 찾아라

- 즐겁게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약 : '행동적 항우울제'


모 경제잡지를 읽다가 ‘행동적 항우울제’ 라는 문구가 유독 눈에 띄었다. '행동적 항우울제'란 먹는 항우울제 약물이 아닌 항우울 효과를 일으키는 행동들을 의미한다. 세로토닌은 각종 감정을 담당하는 호르몬인데 행복을 느끼게 하고 불안이나 우울감을 줄이는데 기여한다. 항우울제 약물의 일반적인 기전은 이 세로토닌이 분해되는 것을 막아 체내에 머무르게 함으로써 항우울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하지만 꼭 약물 복용이 아니어도 어떤 행동들로 인하여 체내의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행동적 항우울제’의 개념이라 하겠다.


‘행동적 항우울제’의 핵심은 ‘항우울’이 아니라 일단 ‘행동’이다. 보통은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이 정리되면서 마음을 먹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김으로써 행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실제 행동을 먼저 했더니 나도 모르게 마음상태가 바뀌게 되는 경우를 느낀다. 일단 샤워를 하고 났더니 기분이 진정되고, 일단 운동을 하고 났더니 상쾌해지게 되는 것은 결심 후 행동이 아닌, 행동 후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 예라고 하겠다. 그리고 그 마음의 변화는 내가 미처 의도하거나 목표한 것이 아닌 경우도 많다. 행동이 약물의 역할을 하게 되고 기분이나 호르몬의 변화가 그 행동이 가져다준 약효가 된 셈이다.


통상적으로 생각한 후 행동을 한다는 일반적인 패턴과 다른 개념같다. 생각이 우선하고 그 결과가 행동이 아닌, 행동이 선순위가 되면서 나도 모르게 변화되는 내 마음이 결과가 된다.


살다보면 생각이 많아지고 번뇌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게 되면서 몸이 무기력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래서 행동 자체가 봉쇄되어 행동적 항우울제를 발현조차 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발상을 바꾸어 행동을 통해 일단 내 몸 속에 흐르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양부터 변화시킨다면 복잡했던 생각이나 번뇌가 의외로 정리가 되는 마법을 경험할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 세로토닌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어떤 행동을 할 경우에 이 호르몬이 뿜어져 나옴을 느끼는지 생각해 본다.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행동적 항우울제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지나간 경험들을 떠올리며 생각해 본다.


누구에게나 취약하고 피하고 싶은 것이 스트레스다. 이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개인의 감수성도 다르겠지만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다룰지도 개인마다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 도구의 일부로써 내가 행동적 항우울제를 얼마나 잘 찾아서 활용하는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나의 행동적 항우울제는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일단 행동부터 하고자 한다. 그 순간부터는 내 몸이 알아서 그 행동의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도 어찌보면 나를 알아가는 과정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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