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일기

도심 속 자연 읽기

by slow snail

바쁜 일정들을 소화하는 날들이다.

달력 속의 날짜는 어느덧 3월 10일 금요일.

먹고사는 일에 쫓기는 하루하루는 자연으로의 갈망을 더 부추긴다.


그러면서 최근 깨달아지는 것들이 있다.

자연은 꼭 교외로 나가야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도시라는 장소의 곳곳에도 이름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식물과 나무들이 굳건히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도시는 콘크리트건물이라는 고정관념에 그 나무들을 보려 애쓰지 않았다는 것.


운전 중 나는 수많은 가로수들을 본다.

멈추어서 가만히 그들을 볼 여유는 없지만,

그들의 변화를 감지할 수는 있다.


여성의 늘어진 머리카락을 연상시키는 강변의

버드나무는 어제까지만 해도 긴가민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연둣빛이 보이는 듯도 하고 아닌 듯도 하고.

그랬던 나무가 하루밤새 확실히 연둣빛의

새순을 동시에 열어 보인다.


새순의 변화는 경이롭다.

그 속도와 빛깔의 변화는 감탄을 자아낸다.


산수유가 피고,

버드나무의 새순이 확실한 연둣빛을 띠고,

양지쪽의 목련은 그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동시에 화단 둔덕의 잔디 사이사이에 꽃마리가 피었다.

3월 10일은 이런 즈음이다.

낮기온이 20도에 가깝다.

주말에 비가 내리고 수은주는 또다시 10도 내외로 떨어질 거란 예보다.

3월, 봄은 더디 온다.

그렇기에 더 기다려지고,

포근함에 활짝 핀 꽃들이 맞을 또 한 번의 추위가 있기에

3월의 꽃은 더 찬란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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