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을 넘어...

by slow snail

행복하다!

충만하다!!

따듯한 바람이 볼을 부빈다.

자전거 페달을 밟아 신천을 달린다.

6월의 신천은 아름답다.

강변을 채우고 있는 여러 종의 꽃과 들풀들.

드문 드문 산책하고 있는 시민들.

그 속을 달리는 기분이 행복하다.


먹고사는 일은 어제와 다를 바가 하나 없었다.


확 뒤집어엎어 삶의 패턴을 바꾸면 사는 게 나아지려나.

일용할 양식으로 살지 못하는 믿음은 늘 불안을 대동하고 다녔다.

내일은, 1년 후는, 5년 후는?

심지어는 내 나이 60에 자녀들이 처할 상황까지 엄쳐 온갖 걱정거리들을 불러내어 오늘을 산다.


현재를 즐기라고?

오늘을 만족하며 살다가 내일 있을 필요를 채우지 못하면 어떡하지?


지난달은 남편의 회사사정으로 근무를 많이 했다.

남편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만큼 어머니 돌봄에 드는 나의 시간은 늘어난다.

미안한 마음의 남편은 늘어난 수당만큼은 날 위해 쓰라고 했다.

하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 떠오르긴 했지만,

두고 천천히 필요할 일이 생길 때 써야겠다며 아직 입금되지도 않은 여윳돈에 마음이 다소 편안해졌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지출들이 생겼다.

첫째 아이 콩쿠르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이며 , 차 정비에 들어가는 돈까지.


어이없으면서도 머리를 탁 치는 생각이 있었다.


여윳돈을 쓰게 되어 속상하게 된 것이 아니라,

이 필요를 위해 미리 채워주신 감사함이었다.


내 삶을 위한 빅픽처를 가지고

일용할 양식에 감사하는 믿음의 삶을 보여주기를 기대하시는 듯하다.


나의 기도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가 주를 이룬다.

이 테두리 내에서 기도는 깊어지다 얕아지다를 번복한다.


들에 핀 백합화를 입히시고,

나는 새를 먹이신다는 말씀은 나의 말에 머무른다.

그러니... 불안이 삶을 지배할 밖에!!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주님은 친구 같으신 분이시다.

주저리주저리 삶의 일거수를 나열하며 위로를 받는다.

거기까지였다.

동시에 그분은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창조주 그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필사를 하게 된 말씀 필사는 기억력의 미비로 이내 사라지지만 그분의 은혜가 어떠함을 좀 더 세미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리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이 있사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의 훈련을 통해 greatest의 하나님을 경험한다.

하나님을 모르는 혹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감사의 습관을 강조하며 감사함으로 우주의 긍정적 기운을 모아 삶을 변화시키라고 한다.


그러나 생각해야 한다.

향방 없는 감사를 넘어 그 우주를 만들었다고 선포하신 하나님께 감사함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의 항로대로 가야 유한한 인생 의미 있게 살 수 있다고 많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그 목표가 지향하는 것이 우주의 기운이라는 추상적 대상에게 기대어야 하는 것이라면 우주를 만들었다고 선포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해 보는 편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다.


" 나의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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