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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 snail Aug 15. 2023

내가  잘하는 거?

1만 시간의 법칙 : 1만 시간의 함정 : 1만 시간의 재발견

한 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책 제목으로 기억한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꾸준함과 성실함을 강조했던 책으로 기억한다.

일만 시간의 법칙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훈련할 경우 약 10년, 하루 10시간씩 투자할 경우 3년이 걸린다.

유치원부터 시작해 초중고를 거쳐 대학까지 공식적인 학업으로 16~7년을 살아낸 사람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을 훌쩍 뛰어넘는 사람이다.

학생들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인 학교에서 1만 시간을 살아냈으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학습에 능한 사람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학습이란 모르는 것을 읽고 쓰고 말하음으로써 내 것화시키고 삶의 기술로 가져오는 것이 아닐까. 대학 전공을 생각하면 맞는 말이고, 초중고를 생각하면 일만 시간의 함정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간호학을 전공한 나는 결코 쉽지 않은 간호 기술들을 병원에 입사한 순간부터 훌륭히 잘 해다. 그것은 아마도 이론과 실습수업을 몰입력 있게 수행한 1만 시간의 훈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은 늘 자신이 없고 익숙하지 않다.

1만 시간 이상을 보냈지만  전공처럼 몰입력 있게 시간을 채우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1만 시간이 같은 1만 시간은 아닌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잘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는지의 고민이 없었다.

그냥 기계처럼 시험에 대비하고, 설렁설렁 학교를 다녔던 것이다. 즉 자의성 없이 시간만 채운 것이다.


노력과 노력의 질이 함께 따라야 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양육하면서 나는 스스로 전업주부를 선택했다. 전업주부가 된다는 것은 우선순위에 양육을 놓는 일이다.

10여 년 이상 육아와 양육에 시간을 들였으니  엄마라는 역할과 집안일에 전문가에 가까운 지위를 획득해야만 한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대상을 돌보는  일에는 1만 시간의 법칙 적용외 영역으로 두어야 한다.

육아와 양육을 잘한다, 못한다의 기준자체도 참 애매하기에 이 영역에서의 전문가다운 역량을 평가하는 일은 내려놓고 마음을 다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어야겠다.

 

그리고 현재 공을 들이고 있는 읽기와 쓰기다.

사실 공을 들인다는 말을 쓰기에 민망스럽다.

읽기와 쓰기는 주부의 일에서 늘 우선순위 다음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학창 시절의 무의식적 학교 주행과는 다르게 끊임없 고민이 따라붙다.

어떻게 하면 잘 읽고 쓸 수 있을까?

아이들이 한해 한해 자랄수록 시간마저도 점점 내 편으로 기울고 있다.


'쓰기 연습'을 하기 위해 책상에 앉고 노트북을 열었다.

 '어떻게'의 고민으로 '매일 앉아 글쓰기'를  훈련의 방법으로 잡고 자리에 앉았는데... 고작 2일 만에 이 시간을 글이 아닌 다른 것으로 채우고 싶은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공부하려고 앉아 공부는 하지 않고 공부동기부여 영상만 보는 것 같다.

책 읽으려고 앉아 책은 안 읽고 책 소개 글과 영상만 보며 시간을 채우는 것 같다.

글 쓰려고 앉아 글을 써야 하는 목적과 그 가치에 대해 묵상만 하다 시간을 접 것 같다.


마음을 다잡아 키보드 위에 손을 얹는다.


방법이고 나발이고,

1만 시간의 법칙의 재발견이고 뭐고,

지금은 먼저 앉아서 쓰자.

쓰다 보면 보이는 게 있겠지.


가끔 그런 질문들을 받는다.

(자주 이 질문을 받지 않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


잘하는 게 뭐예요?
장점은 뭐예요?

중년인 나는 아직도 이 질문이 어렵다.

그래도 찾아야한다면   꾸준한걸 남들보다 잘하는 것 같다.

물론 꾸준함에 질적 꾸준함을 포함하지는 않아서 아쉽다.

질적 꾸준함이 아니지만 아주 무익하지는 않다.

질적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양적으로 우선해야 되기 때문이다. 희망을 가지고 나는 꾸준함을 무기로 들고

1만 시간의 법칙에 희망을 걸어본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실천해 보기도 전에 1만 시간의 함정을 염려해 주츰거리며 물러날 필요는 없다.


새벽, 자판기 위에 손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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