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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 snail Sep 11. 2023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책에게서 글쓰기까지

(...) 난 그저 너를 힘들게 한 것들을 잊고 땀 흘리게 해 주고 싶었어. 땀은 고민을 없애 주고 자전거는 즐겁게 땀을 흘리게 하지.


'미시령 옛길'이라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지옥문 앞에 선 기분이었다. 우리는 한 줄로 늘어서서 천천히 오르막길을 올랐다.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포기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어차피 넘어야 될 산이었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 중에서 -


요즘 사람들 자신을 소개할 때 MBTI로 많이 소개하죠?

매스컴에서 그렇게 하니 일상으로 파고든 것인지, 일상에서 많이 사용되니 매스컴으로 파고든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말입니다.

간략하게 소개하기도 쉽고 찰떡같이 알아듣기도 하고.

그런 MBTI를 정식 MBTI 도구를 이용하여 검사받아본 적이 없고(학창 시절 언젠가 받아본 기억도 어렴풋이 나지만...), 또 솔직히 말하며 MBTI의 유형도 E형과 I의 유형밖에 모른답니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 사람들은 굳은 의지로 목차의 처음을 야심 차게 시작합니다.

기필코 성공적으로 이  일을 마치리라 투지에 불타오르죠.

그러다 이내 불길은 사그라지고 맙니다. '작심삼일'이란 사자성어가 이런 성정을 잘 나타내주는 말이죠.

구약 성경의 창세기와 신약 성경의 마태복음만 손을 타는 것은 거의 본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같은 원리로 MBTI의  유형중 처음 나타내는 지표의 외향성(E)과 내향성(I) 정도는 나도 압니다.

그리고 나는 ' I' 유형입니다.

내향형은 모든 인격의 활동이 내부로 향하고 외부의 인물이나 사물에 대하여서는 소극적인 성격 유형을 말합니다.

이 지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모든 성격 유형은 에너지의 방향을 말하는 것이지 에너지의 유무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향형도 외향형 만큼의 에너지 있답니다. 에너지의 흐름이 시각화되지 않은 것뿐입니다.


시대 흐름에 따르면 외향형 기질의 사람들이 훨씬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들의 성향은 시각화되어 나타나고 사람들은 시각화에 먼저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내향형의 사람들은 쉬이 묻히고, 심지어 그들의 에너지마저 없는 듯한 취급을 받습니다.


'인' '' '유'

인스타, 블로그, 유튜브입니다.

이 도구를 사용하여 자신을 브랜딩화하고 시각적으로 자신을 나타내라고 합니다.

세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마치 시대의 낙오자 같은 취급을 받는 분위기죠.

이런 분위기에  회의를 느껴 손절하고 떠난다는 사례도 있지만, 여전히 자신을 시각화하여 나타내는 사회적 분위기는 강세이며 상승세입니다.


내향형의 나에게는 버거운 현실입니다.

시각화된 그들의 삶은 화려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반면,

시각화되지 못한 삶은 에너지조차 없는 삶 같을 때가 많습니다.


온라인의 시각화는 오프라인으로 연결되어 대화의 매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잖아도 내향형 인간이 외향형 인간들의 대화에 끼어들기가 더더욱 어렵게 되어 버립니다.

같은 역량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각화되면 먼저 기회에 가 닿기가 쉽지요.


내향형의 나는 내속의 에너지의 흐름을 표출할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림을 잘 그려 그림으로 에너지를 표현한다든지,

춤과 노래로 나를 표현할 수 있었다면 그것 또한 좋았겠지만, 아무것도 적합한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책은 말입니다.

나의 에너지의 흐름을 찰떡같이 알아줍니다.

하고 싶은 말들, 표현하고 싶은 의도를 작가는 문장을 통해 멋들어지게 표현을 해 줍니다.

단어조합의 미숙함으로 머뭇거리는 의도를 명확하게 조립하여 만들어내는 세계는 꽉 막힌 답답함을 한 번에 해소시켜 줍니다.

그뿐인가요?

나로서는 결코 생각해 낼 수도 없는 새로운 관전포인트들이 책마다 펼쳐져 있으니 매일 새로운 세상을 대면하게 되는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앉아서 책을 읽는 외적행위는 지극히 반복적이지만,

그 속을 유영하는 나의 에너지는 매번 신세계를 마주하는 일이지요.


책은 내향형의  내 마음을 '공감'의 방법 중 하나인 에코 기능을 가지고 월요일을 앞둔 나의 마음을 위로해 줍니다.


서두른다고 될 일도 아니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
삶을 감당해 내는 일 앞에 공감과 대안을 제시해 줍니다.
"천천히 오를 수밖에 " 없는 삶을 제시해 줍니다.


그리고... 이제 책은 나의 에너지를 글쓰기로까지 연결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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