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중 집중력을 유지하는 장치들

집중력을 잃어버린 시대에서 환경을 설정하는 법

by 실레

책을 펼치고 읽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도, 집중력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많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독서는 '긴 호흡의 집중이 필요한 활동'이고, 우리는 집중력을 '짧은 호흡의 집중이 필요한 활동'들에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다.

유혹거리가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는 매우 많다.

스마트폰, 잡생각, 또 책 자체에 대한 부담감 등, 무수히 많은 방해요소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이 증명한다.

독서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설정의 문제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도움이 됐던 집중력을 유지하는 장치들을 정리해 봤다.


1. 읽기 전에 '목표'를 장착한다.

이것은 단순한 방법이지만 매우 효율적이고 중요하다.

목표를 아주 작게 설정하는 것이다.

20쪽만 읽기, 한 챕터만 읽기, 회사 점심시간 15분 동안 읽기 등 목표를 설정하고 책을 읽는다.

목표가 작을수록 뇌는 부담을 덜 느끼게 되고, 시작이 쉬워진다.

집중력은 일단 '시작'을 한 뒤에 따라온다.


2. 물리적인 방해 요소를 제거한다.

집중을 방해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당연히 '스마트폰'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스마트폰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의력이 분산된다.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두거나, 무음을 해놓고 화면을 뒤집기. 혹은 타이머 앱만 켜고 나머지를 차단하기 등 스마트폰 알림에 대해 신경을 끌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건 의지 문제가 아니라 환경 설계다.

사람마다 개인 차가 있겠지만,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만약에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시간이 20분이라고 가정한다면, 스마트폰 알림에 단 15초만 주의를 뺏겼다가 다시 책을 읽는다면 '다시 처음부터 20분'의 시간을 거쳐야 집중력이 최대로 올라오게 된다.

이는 매우 억울한 일이다.

책을 2시간 동안 읽어도, 15분마다 스마트폰을 확인했다면 집중력을 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로 2시간을 읽은 셈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독서를 할 때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

과장해서 비유하자면, 운동을 하다가 중간에 안마 의자를 15분씩 사용하고 운동을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매우 비효율적인 일인 셈이다.

그러니 책을 읽을 땐 오로지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3. 시간제한을 건다.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지만, 끌어올린 집중력을 무제한으로 유지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40분 읽고 5분 쉬기, 타이머를 설정하고 알람이 울리면 무조건 종료하기 등 시간을 정해두고 읽는 것이 '집중력을 끌어올린 채로 유지'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

끝이 정해져 있으면 뇌는 산만해질 여지를 줄인다.

언제 끝낼지 기약 없는 독서가 오히려 집중을 망치는 법이다.

운동도 세트 수를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이 좋은 효과가 있듯이, 책을 읽을 때도 끝을 정해놓고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페이지 수를 정하는 것과 별개로 '시간'을 정해놓고 읽는 것이 집중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4. 읽는 행위는 머리에 입력하는 '인풋'이다. 읽고 난 후 바로 '아웃풋'을 만들자.

집중이 잘 유지되는 독서는 '독서 루틴'이 생명이다.

그날 독서를 마친 후 '한 줄 요약 쓰기' 혹은 '인상적인 문장 옮기기', '독서 직후 생각난 질문 적기' 등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책을 다 읽은 후 적는 독서록과 별개로, 그날 읽은 분량 내에서 행할 미션을 정하는 것이다.

물론 그 미션은 위의 예시처럼 '부담이 적어야' 한다.

이런 미션이 있으면 그날 책을 다 읽지 못해도 '완결감'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미션을 행하기 위해 좀 더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완결감은 다음 독서로 이어지는 가장 강력한 동기다.

그리고 미션이 있는 것이 미션이 없는 것보다 책을 읽는 동안의 집중력이 훨씬 높을 것이다.


5. 집중이 깨져도 실패로 보지 않는다.

집중이 중간에 깨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잡생각이 나거나 갑자기 다른 일로 주의가 전환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을 실패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집중력은 언제든 다시 끌어올 수 있다.

오히려 집중이 깨지고 난 후 다시 집중을 되찾는 연습을 한다고 여기는 것이 좋다.

그런 연습을 반복할수록 집중력을 되찾는 능력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하는 것을 깜빡해서 중간에 오는 알림에 무심코 스마트폰을 봤다고 해서 주의가 분산되었으니 오늘 한 독서는 평소보다 질적으로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 말자.

주의 전환이 발생하고, 잡생각이 많이 드는 날이 있으면 그 사실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집중을 되찾는 연습을 하는 날로 정해버리는 것이 좋다.

복싱 선수는 한 대도 안 맞을 수 없다. 타격을 입으면 자세가 흐트러지고 어지러운 상태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태에서도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많이 맞아봐야 길러지는 법이다.

그러니 집중력을 잃은 날이 있다면 기회로 여기자.

잡생각이 많이 들고, 집중이 안 되는 날일수록, 다시 집중하려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그런 날이 쌓일수록 집중력을 금세 되찾는 능력이 생기는 법이다. 그러다 보면 '집중력이 좋은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집중력이 좋은 사람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집중을 유지하게 만드는 장치를 쓴다면 누구나 집중력이 좋아질 수 있다.


지적인 열망이 강해서 책을 많이 읽고 싶지만, 정작 책을 읽다 보면 안 읽혀서 고민인 사람들은 의지를 다지기보다 집중력을 유지할 장치를 찾아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는 지능이나 재능에 의해 잘하고 못하고가 나뉘는 것이 아니다.

또 막연한 의지와 노력에 의해 독서를 많이 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환경 설계가 전부다. 독서력이 좋은 사람은 단지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설계하려 연구를 거듭한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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