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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vs 고양이 사료

파리 복지 시스템 직원 (으악!)

by 하스텔라

정신 건강에 해로운 생명체, 모기와 파리들.


날씨가 더워지면서, 음식을 잠깐만 밖에 내놔도 윙윙~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파리들이 날라든다.

요리를 시작함과 동시에 파리와의 전쟁. 정말 신경쓰인다.


파리 암컷은 번식력이 매우 높은데, 하루 최대 150개의 알을 낳을 수 있고, 일생 동안 500개 이상의 알을 산란한다.


으아, 대단하다.


부드럽고 따뜻 하며 수분이 적당히 있고 썩기 시작한 음식이 최상의 장소! 그건 바로-


고양이 습식사료


이렇게 보면 귀여운뎅..


우리 슈무지(고양이)가 습식 사료를 남기기라도 하면, 파리들은 마치 무료 식당 오픈! 이라도 된 듯 하이에나처럼 몰려든다.


그리고 진짜 소름 끼치는 건 그 다음.

파리들을 쫓아내고 사료 그릇을 들여다보면…

노란색 알들이 수십 개씩 덕지덕지... 마치 “여기 완전 좋아요~” 하고 리뷰까지 남기는 것 처럼 알을 싸질러 놓고 간다.
아, 생각만해도 오싹하다.

https://www.hankyung.com/amp/2023081776467


그런데, 저 노란색은 똥?? 알??


결론은,
“둘 다”이다. (더 소름이다..…)

파리는 소화 속도가 워낙 빨라서 앉자마자 배설이 가능하고, 환경만 괜찮으면 산란도 뚝딱 한다.

그래서 요즘 나는, 알을 보면 바로 비명을 지르며 사료 그릇을 쓰레기통으로 직행시킨다.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거 그냥 버린다고 끝나는 건가?


파리 알은 1~2일이면 구더기로 부화하고, 4~10일 후면 다시 파리로 부활한다.


즉…


내가 지금 쓰레기통에 버린 저 알들, 곧 다시 날개 달고 부엌으로 귀환...?


이쯤 되면 나는 파리의 생애주기를 충실히 지원하는
**파리 복지 시스템** 의 직원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제는 전략을 바꿨다.

슈무지가 사료를 남기는 순간?


그릇 들고 전력질주!

알 발견 시 즉시 밀봉!

외부 쓰레기통으로 투척!


내 집은 더 이상 파리들의 출산휴게소가 아니다.
곤충 복지 시스템도 오늘부로 폐쇄한다.


곤충까지 품기엔 내 그릇이 너-무 작으니.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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