츤데레 엄마의 딸 사랑법
그림을 그리면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받는 것이 요즘 제 최고의 행복입니다. 피드백이라기보다 잘했다는 칭찬을 더 듣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으니 누가 칭찬해주면 그게 마냥 좋아서 하루 종일 행복하고 괜히 자신감도 생기거든요.
그런 제가 매일 완성된 그림을 가지고 누가 봐도 칭찬을 바라는 한껏 들뜬 얼굴로 "어때? 어때?" 물어보면 엄마는 괜스레 장난을 치고 싶으신가 봅니다. 어디서 보고 흉내 낸 거 아니냐, 이게 잘 그린 거냐, 이건 누구나 하는 거 아니냐 하시면서 놀리면 괜히 발끈해서 아니라고 빠락빠락 우겨대는 모습이 귀엽고 웃기신가 봅니다. 예전부터 저희 엄마는 칭찬을 쉽게 하시는 편은 아니셨습니다. 제가 칭찬을 받으면 금세 들떠서 비행기 타다 못해 우주로 날아갈 만큼 좋아하는 것을 잘 아시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들뜨다 보면 덜렁대고 실수를 한다거나 나중에 누가 쓴소리를 했을 때 쉽게 포기를 하는 등 딸이 나약해지는 걸 걱정하시는 건지 칭찬을 하시기 전에 항상 한 수 앞을 보고 한번 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제 대신 항상 신중을 기해주는 엄마이기에 저 또한 그 마음을 잘 알고 감사해하지만 그래도 칭찬이 고픈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완성된 그림을 가지고 엄마에게 달려갑니다. 매번 칭찬해 달라고 아웅다웅, 티격태격하지만 저는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