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두려운 것이 대해서

별소리일기 ep.63

by 슈나비


11살이 넘은 노견에, 암이라는 병까지 있는 별이인지라 2주마다 병원에 가서 더 나빠지지 않았는지 확인차 각종 검사를 받는다. 그중에 특히 피검사를 받은 후 지혈하기 위해 붙여놓은 지혈솜... 이 지혈솜이 요즘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다.

지혈하기 위해서 꼭 붙여야 하는 거라지만 정성스레 네다섯 번씩이나 감아놓은 의료용 종이 반창고를 풀려면 다시 네다섯 번을 돌려야 하는데... 그걸 그냥 녹록히 넘어갈 별이가 아니다. 평생 한 번도 사나웠던 적이 없는 별이지만 가뜩이나 예민한 다리에 병원 스트레스까지 겹쳐져 있으니 이 반창고 떼는 것만큼은 너무나도 싫은 모양. 반창고에 손을 대려 하면 세상 본 적 없는 사나움으로 으르렁거리며 이빨을 드러낸다. 겉으로는 '괜찮아~ 금방 끝나~ 괜찮아~'하며 침착한 척 하지만 이빨을 드러내는 별이를 보니 속으로는 쫄(?) 수밖에...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고 신속하게 떼어내면 차마 물지는 않지만 이미 몇백 번 물었을 듯한 별이의 표정이 보인다. 그런 별이를 보고 놀랬을 내 심장이야 말로 지혈솜이 시급하다...

막상 떼고 나면 다시 본래의 별이로 돌아가 유유히 자리를 떠난다. 1분도 채 안 되는 치열한 싸움을 끝낸 나 혼자 공허함에 빠진다. 이걸 2주마다 반복해야 한다니... 계속되면 익숙해지려나...


선생님... 그냥 한 번만 감아주시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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