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소리일기 ep.70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애달픔을 살면서 크게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 감정을 지금 몰아서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 이렇게 불편하고 답답하고 슬픈 일일 줄이야...
이 여름, 나와 별이의 근황을 이야기하자면 열과의 싸움 중이다. 가면 갈수록 크기가 커지는 다리 종양은 크기만으로도 불편한데 심지어 염증 증상으로 인해 열이 푹푹 나고 있다. 더워질 일만 남은 이 여름에 다리에 난 열로 인해 체온이 평소보다 더 올라 있는 상태인 데다 항염증제와 해열제만으로는 나아지지 않는 열감은 별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것만 같다. 아픈 노견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고작 조금이라도 덜 아프고 덜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요령을 부리는 것뿐. 고작 잡화점에 산 냉찜질팩으로 시원하게 식혀주는 것이다.
냉찜질팩이 뭔지 알리가 없는 별이는 차가운 무언가가 피부에 닿는 게 마냥 달갑지만 않은 듯하다. 이리저리 피하다가도 이내 포기하고 식혀지는 느낌을 즐기는 듯했다. 확실히 냉찜질 후에는 확 온도가 내려가서 그런지 호흡이나 움직임이 많이 힘들어 보이지가 않았다. 그 모습에 잠시나마 가벼워지는 마음. 잠깐의 시원함이 큰 도움이 될 리 없지만 그저 내 마음에 위안일 뿐일지라도 냉찜질을 하는 동안은 잠시 답답함이 풀리는 기분이 든다.
그래. 뭐라도 하자. 이 답답함을 뒤로하고 뭐든 하자.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할 수 있는 게 어디인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지.
별이가 아직 내 옆에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