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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나비 Jul 19. 2022

그를 고발하려 합니다

별소리일기 ep.71



    나이가 들수록 요구가 더 확실해지는 별이다. 특히 먹을 때와 쓰다듬어 달라고 할 때는 고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눈동자 굴리면서 내 동태를 파악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 녀석이 얼마나 머리를 굴리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 그냥 옆에 스윽 다가온 별이에게 습관처럼 예뻐라 쓰다듬다가 잠시 멈추고 내 할 일을 하려 하면 그새를 못 참고 그 작은 발로 꽤나 강력한 힘의 타격감을 선사하며 쓰다듬음을 강요한다. 쓰다듬지 않으면 쏟아지는 멍멍펀치의 대향연에 어쩔 땐 묘하게 맞고 사는 기분... 그렇게 강요당함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지 못하는 건 반려견의 귀여움이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귀여움 멍멍펀치에 화를 낼 사람이 누가 있을까... 세상 난폭하고 포악한 귀여움으로 이 세상을 평정하려 하는 반려견의 실태를 고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에게 져줄 생각이 아니면 최대한 그들로부터 도망가길 권장한다. 

한번 빠지면 맞고 살아도 헤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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