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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Nov 19. 2021

기대와 용기

[기묘한 이야기(Tales of the Unusual)]

  우리는 그 대상이 사람이건, 사물이건, 유형의 것이건, 무형의 것이건  보고 있는 대상과 친밀해지고, 이를 통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그려 나간다.

     

  기묘한 이야기 세 번째 일화에서 그 남자는 우연히 마주친 그 여자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처음 시작된 우연을 시작으로 반복적으로 그녀를 지켜보면서 자신의 마음속에 그녀의 자리를 만들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산없이 비를 피해 영화관 앞에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는 드디어 그녀에게 말을 하게 될 기회를 얻게 된다. 자신이 타고 가던 버스에서 내려 그녀와 만난 순간, 그들의 만남은 우연한 필연이 된다.

      

  획기적인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삶의 양상은 편리해지고, 합리적으로 진행되는듯하다. 그런데, 첨단기술은 항상 인간에게 행복한 일상만을 제공하는 것일까? 그와 그녀는 미래의 결혼생활을 체험하면서 현재에서 만난 행복이 지속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처음에 그들이 기대했던 결혼생활과는 다르게 서로 변해가는 모습을 마주하면서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 채 각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10년이 흐른 후, 그와 그녀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각자 얼마나 상대에게 진정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상대방에게 말했던 내용을 녹음한 비디오테잎을 돌려받는다. 그녀는 이 비디오테잎 속에서 비로소 자신과 그의 만남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음을, 그녀에게 다가오기 위해 그가 계획한 노력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미래의 결혼생활에서 위기를 맞게 되는 상황을 대면하게 된다고 해도 처음과 같은 변함없는 마음을 유지할 것을 결심하며 그들은 처음 만남이 시작된 그 영화관에서 재회한다. 기대하는 행복한 미래를 위해 마주칠 지도 모르는 고난에 대비할 용기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를 알게 되는 대목이다. 

    

  항상 곁에 있을 것 같은 고귀하고 소중한 감정들은 변화무쌍한 삶속에서 내면의 중심을 잡게 도와준다. 여기 현실의 삶을 인내하며 살아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불나방으로 상징화하여 삶의 여정을 묘사한 어느 시인의 표현은 비가 나타내는 삶의 버거운 짐을 때때로 들게 될 줄 알면서도 힘차게 살아나가리라는 기대를 보여준 기묘한 이야기의 세 번째 일화에 나오는 그들의 사랑만큼이나 현실 속의 무게를 덜게 만든다. 고단한 순간에도 섬광처럼 번뜩이는 빛을 선사해줄 행복의 씨앗이 항상 옆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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