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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Dec 02. 2021

자유의 무게

[센스 앤 센서빌리티(Sense and Sensibility)]

  영화는 이성적이면서도 사물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판단을 적용할 줄 아는 앨리너[Elinor, 엠마 톰슨(Emma Thompson)]와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메리앤[Marianne,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의 삶의 성장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이원적인 성향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이를 통해 가치중립적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영국이다. 당시의 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대시우드의 두 번째 부인과 세명의 딸들인 앨리너, 메리앤, 마가렛은 새롭게 옮긴 작은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엘리너는 지각이 있다. 예의범절을 가치있게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알며, 신중한 태도를 갖고 행동하며 감정에 이끌려 행동하지 않는다. 새로운 집에서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염두에 두며 살아야 하지만, 그녀에게는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에드워드가 있다. 서로 대화가 잘 통해 친한 친분을 유지하게 되면서 점차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에드워드에게 비밀리에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엘리너는 그가 신의를 지킬 수 있도록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마음속에 보관하기로 한다.

      

  메리앤은 감성적이다. 신중한 판단보다는 행동이 앞서며,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비가 오던 날, 그녀는 런던에서 온 존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그는 런던으로 돌아간다. 재정적 파탄을 모면하기 위해 결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존의 일을 경험하면서 메리앤은 열정적에너지를 표출하기만 했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차츰 마음을 치유하기 시작한다.

      

  당시의 사회적 배경하에서 여성으로서 독립적 성향을 구현할 수 있는 모습은 엘리너를 통해 투영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완전한 경제인구로 사회인으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제약을 받는다. 따라서, 엘리너가 보여주는 지각있는 태도와 강력하면서도 탁월한 인내로 무장된 절제있는 배려로 에드워드가 타인에게 신의를 지킬 수 있도록 상황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바로 ‘센스’가 건네주는 중요한 가치이다. 결국, 엘리너는 어려운 시간을 극복하면서 구현한 ‘센스’로 원하는 행복과 손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브랜든 대령의 배려로 에드워드가 교구를 제안받게 되면서 엘리너와 에드워드는 시대적 조건에 속박되지 않고, 진정한 감정을 교류하면서 자유로운 행복을 선물받는 것이다.

     

  메리앤은 맹목적으로 자신의 감정만을 쫒아갔었던 과거의 모습을 바탕으로 성장한다. 메리앤이 가지고 있던 감성의 세계는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성까지도 포용할 줄 아는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세계로 확장된다. 그녀의 ‘센서빌리티’는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브랜든 대령에게 마음을 열게 되면서 그 가치를 발현한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는 당대 영국사회를 아우르는 정치관, 경제관을 배경으로 엘리너와 메리앤이 보여주는 다양한 삶의 양상이 구축되어가는 과정을 밀도있게 보여준다. 그들이 스스로 무의식적으로 때로는 의식적으로 감지하는 이성과 감성, 각자 직면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이성과 감성의 모습은 냉철한 관점에서 본다면 현대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치관의 근원과 그다지 거리가 멀지 않게 느껴진다. 과연 현대의 우리들은 이성과 감성을 얼마나 자유롭게 일상속에서 조율할 수 있을까?

     

  이성과 감성이 추구하는 가치가 초록빛 자연속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보려한다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새로운 봄을 위해 있는 그대로의 열정의 모습을 비추어보자. 몇 분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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