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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Dec 22. 2021

최고의 순간

[선데이즈 앳 티파니(Sundays at Tiffany’s)]

  영화는 제임스 피터슨과 가브리엘 샤보넷이 지은 소설 『선데이즈 앳 티파니(Sundays at Tiffany’s)』을 재현한 작품이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상황속에서 삶의 중요한 의미를 다시 깨달을 수 있는 나침반을 찾을 수 있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어느 겨울날, 제인[Jane, 알리사 밀라노(Alyssa Milano)]은 주문했던 결혼반지를 찾아 티파니에서 나온다. 그녀는 해결해야 할 상황들이 있다. 아직 선택을 못하고 있는 데에 기인한 일들이다. 이런 상황의 원인을 제인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안정된 일상, 크리스마스 이브에 예정된 결혼식과 같은 주변 상황은 원활하게 진행되는 듯 보이며 제인은 새로운 일상을 시작하려는 출발선에 있다.

    

  같은 날, 제인이 티파니에서 나와 택시를 잡으려고 서 있는 순간, 바로 맞은 편 길가에 마이클[Michael, 에릭 윈터(Eric Winter)]이 서 있다. 제인을 바라보면서.

     

  마이클은 제인이 가는 곳마다 나타난다. 5살부터 10살 생일날까지 유년시절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마이클이 자신 앞에 나타난 것을 제인은 믿지 못한다. 하지만, 마이클과 함께 자신의 숙제를 하나씩 하나씩 해결하면서 마이클과 가장 친하게 지내던 그 시간속에서 살고 있는 듯 하다. 마이클 덕분에 결혼식에서 사용할 케익을 함께 선택하고, 웨딩드레스도 결정하게 되며, 좋아하는 맥앤치즈도 다른 사람 눈치를 않보고 신나게 먹을 수 있다.

     

  제인은 타인의 시선이 만들어 놓은 틀안에 자신의 삶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이 사는 삶이라고 생각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그것이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해 본적도 없었을 것이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을 지도 모른다. 마이클과 소통하지 못한 20년의 세월동안 제인은 어떤 일상을 지내온 것일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일상을 사는 것이 멋진 삶일 수 있다는 것을 무겁게 제시하는 대신 설렘과 기대로 뭉클해진 순간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진 주목할 만한 매력이다.

     

  제인은 멋진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정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았다. 마이클이 다시 나타난 후 제인은 자신이 잊고 지내고 있던 것들이 무언인지를 차츰 알게 되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시작한다. 자신의 존재를 일깨우고,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마이클은 제인의 아바타이다. 10살 생일인 크리스마스이브 이후 마이클을 만나지 못했던 제인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인생의 2막이라고 하는 결혼식을 앞두고 마이클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는 것은 제인이 받은 가장 소중한 선물인 것이다.

    

  마이클이 제인의 상상속에서만 등장한 친구인 것 같지만 마이클이야말로 진실된 공감과 이해심을 가지고 제인을 진심으로 대할 줄 알기에 인간으로서 살 수 있다. 이런 상황설정을 통해 영화는 타인에 대한 진솔한 감정의 의미와 그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으로서 최소한 갖추고 있어야 할 삶의 중요한 양식을 원형으로 제안하고 있다.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면서 제인은 마이클과 함께 새로운 행복을 일구어낸다. 타인의 시선이 재단한 행복의 색깔 대신 자신의 시선으로 선택한 행복의 색깔을 찾아가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나를 찾는 여정을 까다롭게 시작해볼때이다. 내가 누구였는지, 누구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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