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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Dec 25. 2021

특별한 법칙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영화는 제임스 서버의 소설 『월터 미티의 비밀생활(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을 원작으로 하고있다.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직장인들이 자신의 분야와 인간관계에서 느끼고 있는 고뇌와 가치를 인식해가는 시간에 대해 주인공 월터가 성장해가는 여정을 통해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회색빛 환경에서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나타내는 월터의 모험을 유쾌하지만 진지하게 경험할 수 있다.

     

  월터[Walter, 벤 스틸러(Ben Stiller)]는 네거티브 필름 관리자이다. 네거티브 필름은 촬영한 필름을 현상할 때 볼 수 있는 형태의 필름을 의미하며, 촬영으로 카메라 안에 옮겨진 피사체의 상은 현상되었을 때 본래 피사체의 상과 반대로 나타난다. 월터가 일하는 <LIFE> 잡지사는 구조조정과 함께 인터넷 잡지사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있다. 

     

  월터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과 마주친다. 표지에 실릴 25번째 필름을 찾아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잡지사 표지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인 숀이 보낸 메세지대로 “삶의 정수”를 담은 25번째 필름이 이번호에 실릴 표지 사진인 것이다. 그런데 그 필름을 찾을 수 없고, 단서를 알고 있을 숀도 세계 어디에 있는지 알길이 없다. 숀을 찾아야 그 필름도 찾을 수 있다.

     

  월터는 구조조정의 혼란을 극복할 겨를도 없이 퍼즐을 맞추듯이 해결방안을 찾기 시작한다. 그가 직면한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과정은 월터에게 찾아온 머피의 법칙이 진정 머피의 법칙으로 찾아온 것이 맞는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월터가 당면한 머피의 법칙은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도록 방향을 선회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난제를 풀어내는 여정은 상상같은 현실이 된다. 그린란드에서 만난 남자를 통해 숀의 행방을 듣고, 그의 헬기를 타고 도착지에서 바다로 뛰어들며 간신히 오른 배로 아이슬란드로 가며 숀의 자취를 따라 잡기 시작한다. 스케이트보드까지 타며 숀을 만나러 가는 도중, 화산이 폭발하면서 피신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경험하며 히말라야에서 마침내 숀을 만나며 해답을 찾는다.

     

  월터가 매일매일 성취해내는 현실의 무게는 단지 현실을 감당해야하는 무게가 아니다. 필름을 찾아 여정을 시작한 힘은 바로 그 무게에 기인한 것이다. 부양할 가족, 피아노, 숀이 보낸 메시지는 월터가 자아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지표이며, 그의 상상은 단지 공상으로만 분류될 뻔한 공상이 아니라 그가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힘을 나게 한 원동력인 것이다.

     

  월터는 자신의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일해왔다. 월터는 “너(월터)만큼 자기 의도대로 사진의 의미를 살리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라고 숀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말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숀이 월터에게 선물한 지갑 안에 25번째 필름은 있었고, 그 사실을 모른채 그 지갑을 버렸던 월터는 어머니가 보관해놓은 지갑에서 그 필름을 찾게 된다. 필름의 주인공은 바로 월터이다. <LIFE>지의 모토이자 숀이 월터에게 선물한 지갑에서도 볼 수 있듯이, 월터가 구현해내고 있는 일상의 모습을 통해 숀은 ‘삶의 정수’을 통찰할 수 있는 것이다.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어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의 목적이다.


  특별한 월터는 새로운 이력서를 쓰기 시작한다. 숀의 일로 셰릴과 셰릴의 가족과도 자연스럽게 교류를 형성하게 되면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간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져간 인형과 현지의 아이가 가진 보드를 교환함으로써 이를 선물로 전하는 일화는 월터의 여정이 얼마나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했는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단조롭게 느껴져서 마음을 울리게 하지 않을 때 찾아오는 매너리즘은 일상을 탈출하라고 부추기는 달콤한 유혹이 되기 쉽다. 스스로의 무기력에 눌려 일깨워주는 시간의 탄성이 고맙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범할 것만 같은 매일의 일상은 결국 위대한 기적을 만든다. 월터가 마주한 ‘머피의 법칙’이 ‘샐리의 법칙(Sally's law)’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통해 표면적으로 평범한 시간 속에서 일구어진 노력이 불굴의 의지를 탄생시키는 힘을 발휘하게 하여 특별한 자신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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