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Hidden Figures]

<히든 피겨스>는 1962년 머큐리 프로젝트 계획이 있을 무렵 나사의 우주 임무 그룹에서 일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집필한 마고 리 셰털리(Margot Lee Shetterly)의 책 <Hidden Figures: The Story of the African-American Women Who Helped Win the Space Race> 『히든 피겨스: 미국의 우주 경쟁을 승리로 이끈, 천재 흑인 여성 수학자 이야기』을 바탕으로 시어도러 멜피가 감독한 영화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캐더린외에 도로시와 메리 역시 주인공이다. 도로시는 유색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는 계산팀을 리드한다. 나사의 전체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역할 배치를 합리적으로 담당하며 탁월한 업무능력을 발휘하면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차디찬 방어벽을 치며 도로시에게 수행업무를 지시하는 백인 비비안의 지시를 따르며 묵묵히 일하지만, 나사의 규정에 따라 유색인종은 정규직 주임이 될 수 없으므로 안정적이지 않은 자리로 실망감을 느낀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과 비전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은 그녀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든다. 나사에 보다 원활한 시스템 정비를 위해 IBM컴퓨터가 도입된다는 것을 알게 되며,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IBM 컴퓨터 7090과 포트란을 독학한다.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면서 그녀는 시대를 앞서가는 인물이 된다. 나사 및 IBM 파견 직원도 다루지 못하는 시스템을 작동시키면서 편견어린 시선을 무색하게 한다. 도로시가 보여주는 리더쉽과 적시적소에 업무에 맞는 인물을 배치하는 역량과 타인을 이해할 줄 아는 마음은 인종을 너머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삶의 가치의 본질을 보여준다. 결국 도로시는 프로그래머로서 자신의 자리를 빛내게 된다.

     

한편, 메리는 나사의 계산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후, 머큐리호 엔지니어팀에 발령을 받으면서 자신이 진정 일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이를 위해 시대의 선입견을 극복해냄으로써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인물이다. 시대적 분위기에서 가능하지 않을 듯한 행동을 취하며 확실하게 자신의 인생 항로를 개척해간다.

법원에 정식으로 소송을 걸어 항공분야의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수업에 참여하여 당당하게 과정을 취득하고, 유색인종에 대한 타인의 따가운 편견어린 시선을 극복해내는 장면은 한 사회의 그릇된 시대정신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승화시키는 탁월한 방식을 보여준다. 나아가 그녀는 업무능력을 향상시키면서 항공 엔지니어로서 행보를 완성시킨다.

    

수학자로서 캐더린, 프로그래머로서 도로시, 항공 엔지니어로서 메기가 구현한 삶의 빛은 시대의 편견에도 굴하지 않고, 어떠한 거짓된 언행으로 현실을 도피하지 않으며, 삶의 아픔을 인류애적 사랑으로 겸허하게 포용하고 자신의 길을 의연하게 걸어가면서 보여준 파노라마이기에 더욱 귀중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