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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Aug 07. 2022

당신을 위해

[I Am Your Man, Ich bin dein Mens}

아임 유어 맨

[I Am Your Man, Ich bin dein Mensch]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를 전망해보며 그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도록 마리아 슈라더 감독은 영화 속 톰과 알마가 아름답게 엮어가는 퍼즐을 통해 정교하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알마[마렌 에거트]는 페르가몬 박물관에서 고고학자로 일하고 있다. 연구비를 마련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테스트하는 실험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알마가 해야 할 일은 완벽한 배우자를 대체할 휴머노이드와 몇 주간을 함께 지내면서 결과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오로지 알마만을 위해 알고리즘으로 프로그래밍된 파트너 인 톰[댄 스티븐스]의 등장에 알마는 처음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휴머노이드이지만 로봇이라는 존재에 적당한 선을 긋고, 마음을 열지 못한다.

    

톰과 일상을 지내면서 알마는 지난 시간속에서 알마가 경험한 사랑에 대한 상실, 그런 상실이 삶의 모든 면을 지배해 다른 형태의 사랑을 염두에 두지 못했던 시간을 마주한다.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은 과거에만 존재했던 것처럼 과거를 놓지 못하는 알마를 보며, 톰은 알마가 느끼는 감정과 그런 감정의 원인들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그런 원인들로 인해 알마가 미래에 대해 설레는 기대하는 시간을 현재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마의 입장에서 이해하며 그녀의 존재가치와 마주하도록 이끈다.

     

톰이 알마에게 건네는 대화의 방식은 탁월하다. 자연을 느껴보라며 맨발로 목적지까지 뛰어가는 톰과 알마의 모습은 유년시절의 순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알마만을 위해 프로그래밍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의미있는 것인줄 알지만, 인간이 순간 놓칠 수 있는 소중한 부분을 알마에게 인식하게 해주는 장면은 삶의 행복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알마는 점차 톰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톰의 한계를 마주하게 되면서 자신이 경험하는 행복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생각하며 톰을 보낸다.

     

알마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휴머노이드 파트너와 가는 노년의 남성을 만난다. 그는 사람들이 그 동안 자신을 피해왔고, 자신이 상실감에 빠져 살았지만, 이제는 행복을 찾았다고 말한다. 그의 모습에서 알마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톰의 부재를 인정하며 알마가 들려주는 나레이션은 예상과는 달리 휴머노이드에 대해 부정적으로 쓰여진 내용이다. 영화를 보며 기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아 적잖은 씁쓸함에 직면하며 적응하려는 순간이다. 

    

“행복보다 중요한 것이 대체 뭐가 있을까요?

.....이 사회는 중독자들의 사회가 될겁니다. 끊임없는 관심과 욕구 충족에 중독되어서 나태하고 지친 사람들만 남겠죠.

그때는 대체 무엇이 우리를 원래의 자신과 맞서게 할까요?

무엇으로서 자신에게 맞서고 갈등을 견디고 변화할까요?

저는 휴머노이드와 오래 살았던 사람들이 정상적인 인간관계룰 맺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저는 휴머노이드를 동반자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바입니다.”

     

톰과 알마가 서로 포옹하는 엔딩장면은 알마가 마주한 현실이 상상속에만 있는 완전한 판타지로 보여지는 것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자신의 존재를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싶고,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잠시라도 행복을 느낄 수도 있는 그런 인간의 존재와 그 빛나는 삶의 광채를 애써 외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난 당신의 행복을 위해 설계되었어요.” 라고 말하는 톰이 완전한 인간이 아니고 인간과 비슷한 존재라고 해도 알마가 느끼는 감정이 인간으로서 느끼는 완전한 사랑으로 여겨지며 가볍지 않게 진중하게 공감되는 이유이다. 

    

개인의 개별적 가치가 중시되어야 되고 다양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현대사회에서 톰과 알마가 전하는 메시지는 삶의 행복은 그 요소 때문이 아니라 행복을 이루는 과정의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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