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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Aug 31. 2022

시간의 자리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

마야[Maya, 제시카 채스테인]는 오랜세월동안 고집스럽게 집중해왔던 임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군용기에 홀로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마야의 일상은 자신이 담당한 업무를 마치며 여유있는 저녁시간을 즐길 수 있는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토록 오랜시간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집념으로 무장된 시나리오만이 작동하고 있었다. 마야가 흘리는 눈물은 어떤 의미로 정의되어야 할까? 영화는 미국의 캐스린 앤 비글로우(Kathryn Ann Bigelow)감독의 작품이다.

     

평화로운 일상의 아름다운 삶의 시간을 전복시킨 911 테러의 주범을 추적하는 과정이 과하지 않게, 디테일하게 묘사된다. 마야는 CIA 정보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파키스탄 미 대사관에 배정되어 상관과 함께 테러 집단의 정보원을 심문하는데 참여하게 된다. 이를 통해 빈 라덴의 주변에 있는 인물이 테러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마야만의 첩보 작전은 그녀의 시간을 붙잡지 못한 채, 그렇게 시작된다.

     

몇 년 동안 마야는 직장과 개인적 삶의 경계선이 없는 일상을 살며, 주요인물을 추적하는 단서를 수집한다. 심문장면을 낯설어 하던 그녀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정보를 얻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익숙하게 된다. 테러장소에서 살아남으며, 친하게 지내던 동료인 제시카를 작전 중에 잃게 되는 과정은 그녀가 그렇게 점차 변모해져가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을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며 마야는 머뭇거리며 고뇌하는 모습에서 단호하게 더욱 강해져가는 모습으로 변모되어 가는 것이다.

     

작전 실패와 추적상황에 생긴 변화로 인해, 마야의 추적 작전은 실패하는 듯 하지만,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테러 직후, 많은 국가에게서 수도 없이 전달되었지만, 적절히 처리되지 못했던 정보들 중에서, 중요한 정보를 찾게 된 것이다. 마야가 추적하던 실제 인물이 밝혀지며, 상관과 동료의 도움으로 그가 파키스탄의 어느 지역에 있는 거대한 주택에 출입하는 것을 알게 된다. 마야의 집념과 단호한 결단력과 설득으로 작전은 실행되었고, 파키스탄의 빈 라덴 은신처에서 작전은 성공한다.

     

‘제로 다크 서티’는 자정에서 30분이 지난 시각을 뜻하는 군사용어라고 한다. 포스터에 있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추적 작전’이라는 표현이 마야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지만, 영화같다면.


마야가 참석한 가운데, 작전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결정하는 회의 장면이 있다. 확실한 자료를 추구할 수 있는 상황자체가 가능하지 않았던 시대이다. 마야를 제외하고는 그 어느 누구도 확신에 기반된 퍼센트를 제시하지 못한다. 결정능력,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절묘한 순간에, 절묘한 시간에 완전한 결정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모든 힘을 발휘하여 제시해야 하는 결정능력의 이면에는 많은 고뇌와 숙고와 많은 흔들림속에서도 지켜낸 결단력의 총제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점들로 인해 인류의 미래는 여전히 발전적인 방향으로 역사를 진행시키고 있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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