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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Feb 15. 2023

질서의 위치

[그린존(Green Zone)]


CIA의 직원 마틴 브라운(브렌단 글리슨)을 만나기 위해 특별한 궁을 방문한 미국 육군 로이 밀러(맷 데이먼) 준위 일행은 군복을 입은 그들의 등장에도 아무런 동요없이 맥주와 피자를 즐기며, 수영을 하는 등 휴양지에서나 볼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놀란다. 이슬람 국가에서 금지되었던 술마저 허용되는 지역이다. 밀러 준위 일행이 총을 들고 생존을 위해 전투하는 동선으로 가득찬 외부 지역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곳이 바로 그린존(Green Zone)이다.

     

세계평화라는 이름하에 2000년대 초반,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다. 그리고,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이후, 그린존은 그가 사용하던 바그다드 궁을 개조하여 만든 미군이 특별관리하는 안전지대로 일컬어진다.

  

밀러 준위는 이라크 내에 숨겨진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라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바그다드로 파견된다. ‘마젤란’이라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확보했다며 전달받은 일급 정보에 따라 밀러 준위는 수색 작전을 감행한다. 하지만, 밀러 준위 팀이 수행해내는 작전은 매번 제로에 직면한다. 이때, 밀러 준위에게 해결의 열쇠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인물은 마틴이다. 그러나, 해결의 열쇠를 건네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인물은 프레디(칼리드 압달라)이다. 이들은 그렇게 그린존안에서 함께 감행할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낸다.

     

밀러 준위가 찾아낸 진실은 대량살상무기가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혹에서 시작된다. 이후, ‘마젤란’과 미국 정부와 전쟁 전에 비밀리에 모임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보이지 않던 진실이 수면위로 떠오른다. 생존의 위협까지 받으며 밀러 준위가 마주한 진실은 후세인 정부의 총리였던 알라위는 미국 정부는 그들의 계획을 위해 거짓을 듣고 싶어했다는 내용이다. 대량살상무기는 제거되어 존재하지 않았으며, 미국 정부의 관리로부터 새로운 이라크 정부의 고위급 자리를 제안받은 댓가로 거짓 정보를 언급한 것이다. 밀러 준위가 진실 규명이라는 대의를 위해 보여주는 바른 판단력과 이를 뒫받침하는 용맹한 행동력은 영화에 의해 만들어진 가공의 것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질서의 위치를 제대로 맞추기 위해 그의 동선에서 비롯되는 필사적인 거룩한 용기로 전해진다.

     

프레디는 진실을 규명하는데 나침반 역할을 하며,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통역 역할까지 담당한다. 그를 통해 전해지는 애국심은 사막에서 신기루를 발견한 것 처럼, 뭉클한 감동 이상의 색채를 표현한다. 그는 밀러 준위 앞에서 미국 정부의 관리에게서 배신당한 알라위에게 조국의 이름으로 자신만의 행동양식을 수행한다. 이라크 내부의 일은 당신들이 결정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언급하는 그에게서 거대한 힘이 전해지는 것은 진심어린 마음으로 정의를 위한 결행에 대해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귀한 생명의 중요성과 세계평화의 가치를 깊이 인식하게 하며, 세계사의 한페이지에 쓰여질 이야기의 비전을 제시한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영화 <그린존>은 <에메랄드 도시의 제국 생활: 이라크의 그린존 내부에서(Imperial Life in The Emerald City: Inside Iraq's Green Zone)>을 원작으로 하여 진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저자는 라지브 찬드라세카란(Rajiv Chandrasekaran)이며, 현재 미국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지의 선임 특파원이자 부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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