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밍러브(A Little Chaos)]
영화의 전개를 함께 따라가다 보면, 원래 제목을 “블루밍러브”로 표현한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을 한다. 궁전속에서 맴돌던 일과 사랑을 통해 모두에게서 존재하던 혼돈을 앤드레와 사빈이 균형을 만들어낼 수 있었기에 가능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안드레 르노트르(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정원 건축가이다. 그는 프랑스의 루이 14세의 왕명으로 베르사이유 정원의 건축과 디자인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개인의 업무로는 완성될 수 없는 협업의 아름다움이 펼쳐져야만 한다.
베르사이유 궁전의 규모는 광활한 대지에 비유된다. 거대한 규모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생각하게 하는 궁전 안 정원의 건축가라는 새로움, 당시 17세기에 여성 정원 디자이너라는 사회적 지위를 통해 독립적인 여인의 모습을 나타내는 사빈의 새로움은 단순히 새로움을 너머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반가운 모험을 기대하게 한다.
안드레는 베르사이유 정원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명의 정원 디자이너들을 면접하며, 사빈 드 바라(케이트 윈슬렛)와 대면한 이후 그녀를 정원 디자이너로 발탁한다. 안드레는 진지하며 세심한 성격을 가진 전문가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전통적인 가치를 특징으로 하는 건축세계에서 사빈이 보유하고 있는 열정과 독창적인 표현력을 높게 평가하여 일부 업무를 사빈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사빈은 고전적인 스타일로 정원을 구축하기 보다는 독특하고 프랑스적인 정원의 분위기를 나타내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자기만의 색채를 분명히 가진 예술가의 정신을 보유한 인물이다. 사빈은 예술적인 감각과 그녀만의 특징과 일에 대해 전념하는 열정을 가지고 점차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게 되며 궁정에서도 인정받게 된다. 안드레와의 협업을 통해 안드레와 사빈은 각자의 업무에 대해 공감하면서 영감을 얻기도 하며 점차 인간적인 교류를 너머 호감을 가지게 되지만,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
안드레와 사빈이 도덕적인 신념을 지키며 삶을 영위해 낼 때, 주위 인물들은 그렇지 못하다. 가정에서의 배신을 경험하는 안드레, 안드레를 배신한 이로 인해 사빈 또한 역경을 직면하지만, 안드레와 사빈은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고, 무게 이상의 어려운 무게를 용감하게 덜어낼 수 있게 된다.
안드레가 사비에게 묻는다. “혼란스럽군요, 이것이 당신의 에덴입니까?”
사비는 “지금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에요,”
앨런 리크먼이 감독한 영화는 17세기 프랑스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시대극이라는 특징을 가진 이야기속에서 궁전의 정원을 창작해내는 정원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삶과 예술정신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안드레와 사빈은 삶의 중심에 있는 모두의 이야기이다. 각자의 에덴을 설립하는 매 순간의 시간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귀중하게 만들어 내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