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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주 Jul 27. 2023

축배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영화의 첫 장면에서 홀리(오드리 헵번)는 화려한 드레스 차림새로 택시에서 내려 도넛과 테이크 아웃한 커피한잔으로 티파니 앞에 마주한 채 있다. 이른 아침, 텅빈 거리에서 비추어진 티파니는 그녀의 바램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창가에 앉아 기타를 연주하며 ‘Moon river’를 노래하는 장면은 홀리 자신의 이야기를 읊으며, 마음 속 깊이 그녀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를 바란다는 것을 넌지시 전해준다. 자연스러운 일상에서의 모습은 이런 현실이 그녀에게는 완전한 행복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마주보게 될 수 있는 또 다른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여정을 보여주는 점, 바로 이점이 이 영화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게 하는 영화의 힘이다. 

     

홀리는 매주 날씨에 대한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전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파티에 참여하는 교류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인 신분을 변형하려 한다. 소설가 폴 바르작(조지 페퍼드)은 같은 아파트로 이사오게 되어 홀리와 우연히 마주치며 차츰 서로의 삶의 색깔을 알게 된다. 이웃 친구에서 시작해 홀리의 모습속에서 순수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며, 이웃간의 공감대를 나누는 영역을 너머 그녀에게 감정을 느끼는 폴의 여정이 섬세하게 표현된다. 

    

홀리와 폴은 각자의 생활속에서 해본 적 없는 것들을 함께 해보며 서로의 거리가 좁혀지는 듯 하다. 한때, 시골에서 살았었다는 것, 이런 환경을 피해 도시로 와서 자신만의 삶을 구축하려 하는 배경을 알게 되며, 폴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더욱 확고하게 마주하는 용기를 가진다. 자신의 단편소설이 출판하게 되는 것을 알리며, 폴은 새로운 삶을 제안하지만, 남동생에 대한 상실감으로 삶의 균형감각을 잠시 잊은 것 같은 홀리는 다시 허상의 그늘을 향하려 한다. 

     

많은 비가 오는 날, 택시안에서 폴의 이별과 자신의 손에 끼워진 폴의 진심이 담긴 반지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비로소 알게 된 홀리는 허구적인 자신의 모습을 깰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며, 폴과 재회한다. 도시 속에서 비추어진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그들의 마음에 내재된 열정과 그런 열정이 나아갈 방향,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으며 동시에 알게 되는 인간에 대한 감정은 홀리와 폴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많은 영화들이 비슷한 줄거리를 기반으로 여러 버전으로 각색되어, 이야기의 다양성을 뽐낸다. 그런데, 이 작품만은 다른 버전으로 빚어지지 않는다. 


도시속 삶 속에서 희망찾기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래도 계속 나아가게 하는 삶의 원동력의 전형을 그려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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