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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Sep 17. 2023

부메랑

[컨트롤러(The Adjustment Burea)]

영화는 조지 놀피가 감독했으며, 2011년 개봉되었다. “The Adjustment Bureau”는 조정국이란 의미로, 필립 K. 딕(Philip K. Dick)이 쓴 소설 <Adjustment Team(조정팀)>이 원작이다. 

    

데이비드 노리스(맷 데이먼)는 선거 결과 승복 연설을 준비하던 중, 화장실에서 나온 앨리스 셀러스(에밀리 블런트)에게 매혹된다.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지만, 연설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다음 기회의 비전을 마련한다. 그는 미국 브루클린 지역 출신으로, 하원의원으로서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며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예전에 벌인 실수들이 드러나며 그의 지지율이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후, 데이비드는 삶의 노선이 조정자들의 그림하에 이루어지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버스에서 우연히 앨리스를 다시 만나게 되고, 커피를 쏟게 되는데, 이런 상황이 해리 미첼(안소니 마키)의 계획에 따른 것임을 알게 된다. 버스안에서 받게 된 앨리스의 연락번호도 조정자에 의해 처리되며, 그들의 원래 계획이었다면 데이비드는 그동안의 기억과 감정과 일상의 시간이 다르게 진행되어 앨리스를 만나지 않게 되어야 했던 것이다. 데이비드가 보는 사람들의 시간은 온전히 그들의 것이 아니라, 조정자들이 기획한 시간이다. 

    

몇 년 후, 데이비드는 앨리스를 다시 만나기를 간절하게 희망하며 그녀를 만났던 버스를 이용하다, 거리를 걷고 있는 앨리스를 우연히 보게 되며 그들은 마침내 재회한다.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데이비드와 열정적으로 무용단원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은 서로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며, 다음을 기약한다. 하지만, 조정자들은 그들의 만남이 계속 엇갈리는 상황을 설정한다. 

    

데이비드를 강제로 통제하려던 톰슨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부여되지 않는 이유를 물은 데 대해 답변한 내용은 성찰의 거울을 주는 시간과 같다. 조정자 톰슨은 로마 제국 시대에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하여 지켜보았으나, 그 결과로 인해 사회적 변화와 암흑시대를 경험해야했고,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으며, 지구가 딜레마의 상황에 직면해, 마침내 그들이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한 행동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데이비드의 꿈과 앨리스의 꿈이 현실화되려면, 그들이 함께 하는 시간이 있지 않아야 한다는 조정자가 계획한 상황은 정해진 운명에 비유되며, 공연 도중 일어난 앨리스의 부상은 인간의 자유의지가 발현되지 못하도록 통제되는 듯한 트릭과 같다. 데이비드가 가진 인간의 자유의지가 발현되어야 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는 경계선이다. 

    

그러나, 몇 개월 이후, 데이비드는 자신의 의지에 힘입어 방향을 설정한다. 자유의지의 발현이 역사의 시간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조종자 해리를 통해 대변되는 것이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데이비드의 아버지가 원했다면 더욱 큰 인물이 되었을거라는 것을 해리에게서 들은 데이비드는 해리의 모자와 이동정보를 이용하여 앨리스를 만나기 위해 계획된 트랙에 접어들어 자신이 원하는삶의 방향으로 전환한다. 앨리스와 재회한 이후, 시공간을 넘나드는 상황을 함께 경험하면서, 데이비드는 사랑으로 가득찬 자신의 마음을 전하며 자유의지를 공표한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옥상에서 조정자들과 대면하는 상황에서 각자의 행복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려는 모습에 두 인물의 연결선은 더 이상 방해받지 않게 된다. 


조종자의 나레이션이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위에서 은은하게 울려퍼진다.

"만약 당신이 사람들이 보여주는 엄청난 용기, 무작위의 친절한 행동, 사랑을 볼 수 있다면.... 만약 당신이 인간들이 매 순간, 매일 나보다 더 나은 존재로 살려고 선택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이 모두 가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인간의 자유의지를 실험한 것처럼, 인간 스스로 자신의 의지대로 삶의 계획을 쓰도록 하는 것이 결국 조정자들이 희망했던 진짜 계획이었다는 것은 탁월하게 괄목할만한 반전이다. 


정해진 시간과 정할 수 있는 시간의 미묘한 경계선에서, 자유의지의 가치가 전해진다. 공상과학, 낭만적인, 스릴러의 요소를 짜임새있게 설정하여 일상속에서 나아가야 하는데 필요한 원동력과 그 근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성찰의 그림을 그려보게 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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