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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주 Oct 22. 2023

길을 만드는 시간

학생 시절, 어느 선생님께서 질문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어떤 과목이어도 좋으니, 매일, 선생님께 한 문제를 질문하면서, 학교 생활의 즐거움을 느껴 보라는 내용이었다. 나도, 친구들도 질문이라는 내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함축된 의미를 생각하지 못하고, 지식에 대한 학습과 결과의 측면으로만 연결을 시키며 이해했던 것 같다. 당시에는 글자 그대로 그 의미를 이해했지만,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선생님의 말씀이면에서 함축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G는 거의 매일 질문을 하는 고등학생이었다. 공식적으로 배부되는 학습지 내용을 모두 학습하는 것은 기본이며, 동일한 내용을 메모가 적히지 않은 내용으로 검토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 적용시키며, 다른 문제유형으로 변형도 해보며,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이 모습에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 학생을 모르는 선생님이 없었으며, 모든 과목에서 괄목할만한 노력과 결과를 보여주는 학생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과정을 표면으로 내색하지 않으며,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가지고 주위 친구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리드할 줄 아는 학생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실망, 염려 등을 오롯이 자신의 몫으로 감내하며, 이를 극복하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출 줄 안다는 점이 감동을 자아내게 했다. 

     

마침내, 이 학생은 대부분의 상황과 결과들이 만들어 놓은 데이터와 사람들이 설정하기 좋아하는 편견이라는 틀을 깨고, 자신이 목표하는 결과를 획득하게 되었다. 파울로 코엘뇨의 <연금술사(The Alchemist)>에 있는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라는 말과 같이, 끈기있는 노력이 우주의 힘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대중매체의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고도, 집념과 의지로 희망을 밝히는 불빛을 스스로 만들어 낼 줄 아는 모습을 실제로 보게 되며, 세상에 대해 더욱 낙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었다.  

   

G는 교육의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게 해 주었던 학생이었다. 교육이라는 단어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면, 이런 경우가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 학업과 관련된 상황을 마주하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현재에 대해 불만이 가득한 어른들이 처진 어깨를 스스로 들어올릴 수 있도록 마주 봐야 할 거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일의 일상이 모여 이것이 현실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힘이 되고,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은 울림 속에서 다시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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