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여는 순간, 모든 학생들은 “와”하고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상상속 장면이 아니었다. 첫 학기가 시작되는 날, 환호로 표현되는 환영의 인사로 아이들의 열정수치는 최고에 이른 것 같았다. 과연 이런 열정의 방향은 계속 진행될 수 있을 까? 자세한 안내로 일정이 설명되면서, 반짝거리는 학생들의 눈빛 속에서 이해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질서 있게 이동하는 모습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이를 위해 어떤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 전해지는 듯 했다. 도전했던 상황에서 자신이 바라는 결과를 받았다면, 그것이 ‘승리’라는 단어였다면, 연령에 관계없이 자부심과 자존감이 모두 최고에 이르렀을 것이다. 이런 상황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향후 펼쳐질 수업 상황들을 예상하면서, 예측자체가 선입견의 시작이 될 수 있으므로,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노트북이나, 테블릿 피시로 주요 내용들에 메모를 하며,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은 대학생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일 거라 생각했다. 집중하는 분위기에서 어떤 돌발 언행도 보이지 않으며, 소통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적절히 질문과 답변이 진행되어 부족한 면이 없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기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은 더욱 괄목할 만한 고등학교의 멋진 수업 풍경이었다.
시기적으로 매너리즘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커리큘럼에 있는 여러 프로그램의 적절한 배치 덕분에, 학생들은 최상의 상태에서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볼 수 있었다. 동아리 활동 또한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는 특색이 완전히 반영되어 자신들의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활약을 펼쳤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강조되는 것과는 달리, ‘자기 주도적인 태도’라는 표현은 이미 장착되었기에, 이런 표현을 언급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였다.
모든 선생님들도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탐구 정신이 가득찬 모습을 보이곤 했다. 원어민 선생님들도 자신의 언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며 교육하려는 의지로 가득차 있었다. 원어민 선생님들은 대부분 한국어를 능숙하게 표현하며, 전문가다운 마인드를 겸비하였다. 다양한 언어들을 통해 나타나는 문화는 새로운 국제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 했다.
어느 날, 원어민 선생님께서 다른 과목 선생님께 점심으로 나온 후식을 나누어 먹자고 제안했다. 서로 다른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을 반반씩 나누어 자신의 그릇에 덜어 먹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문화였는 줄 알았는데, 이런 광경을 신세대 선생님들을 통해 보니, 낯설기도 했다.
이전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커다란 접시에 샐러드를 담아 올 경우가 있었다. 몇 명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았지만, 원어민은 난색을 표시했었다. 문화적인 차이를 존중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으며, 바로 정정되어 모두 즐거운 점심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후, 문화의 차이를 존중해야 하는 자리에 참석할 경우, 해당 문화를 확인하게 되었다.
다른 문화를 존중하며, 자신의 문화를 지키는 것과 문화의 전반적인 측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다국적 문화가 공존하며 교류가 이루어지는 듯 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도, 국제적인 협력과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될 것 같았다. 이런 영향을 받아, 서로에 대한 진심이 담긴 공감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실 문화의 발전도 자리잡혀 있을 거라는 것을 기대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