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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즈 Oct 22. 2023

공존의 가치

<클래식 명곡 명연주>에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오페라 <마술피리(Die Zauberflöte)>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다른 오페라들과 달리, <마술피리>는 당시의 이탈리아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 쓰여진 ‘징슈필(Singspiel)’이었다고 한다. ‘징슈필’은 연극과 같이 중간에 대사가 들어 있는 독일어 노래극으로 정의된다. 이 오페라는 당대에 인기가 있었는데, 소박하며 익살스러운, 진지하면서 화려한 분위기를 나타내며, 이탈리아의 오페라 스타일이 적절하게 혼합되어 청중의 입장에서 오페라 음악에 친숙하지 않아도 편안하며 다양한 음악을 즐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업에서 난해한 지식은 용이한 방식으로 다가가게 해야 하기에, 이런 내용들을 수업에 적용할 때, 학생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하는 디딤돌은 그룹 활동이었다. 

    

원서를 수업할 때, 그룹 활동을 통해 구성원들간의 협업과 조율하는 과정이 진행되면서 효율적인 효과가 구현되기도 했다. 그룹을 돌아다니며, 메모를 하다가 문득 들리는 단어가 있었는데, 이전 학교 과정에서 배웠을 우리말 단어였다. 해당 학생은 자신의 역할은 시작도 하지 못한 채, 해당 단어의 의미를 묻고,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만 대부분 집중했다. 이 그룹의 다른 구성원들의 적절한 대처로 지식이 공유되었지만, 협업은 더디게 진행되었다. 

     

반면, 문법지식이 부족하지만, 이렇게도 저렇게도 도전하며, 글의 흐름을 파악해내려 노력하고,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을 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해내는 학생도 있었다. 이런 리더의 적극적인 참여가 영향을 끼쳤는지, 목표한 분량을 정해진 시간에 읽을 수 없었다 해도, 이 그룹에 있는 구성원들은 자신의 책임감을 인식하게 되며, 공동 목표를 위해 향하며 협동심을 발휘하는 태도도 증진되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내며, 발전해가는 학생도 있었지만, 두 그룹의 활동을 통해, 문해력과 개인주의적인 특징에 대해 주목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영향이 있는지, 작용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기본적인 단어가 이해되지 않은 채, 현재 마주하는 단계에서 느끼는 지식의 차이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등학교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정보처리역량을 개개인에게 적절한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검토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어려운 것, 난해한 것이라 해서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면, 인류의 문제해결능력은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정의 측면에서도, 결과의 측면에서도 공동 작업 과정을 통해 각양각색의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과 더불어 타인과의 협업 방법과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공존의 힘, 이것을 깨닫게 될 수 있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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