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시간은 배운 이론들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그룹 활동 시간일 것이다. 교수효과 측면에서도, 자신의 경험과 직접 연결되는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내재화의 시간을 통해 많은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예시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 헌 교수님의 <김 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책에 야누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야누스는 얼굴이 앞과 뒤로 둘이기에, 뒤의 얼굴은 과거를, 앞의 얼굴은 미래를 응시하여, 야누스의 얼굴은 역사를 통찰하여 미래에 대한 지혜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되,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음”이라는 깊이 있는 메세지를 인식하게 되는 내용이다.
정해진 시간의 수업, 교실 안에 퍼지는 대화들, 다시 현재가 될 수 없는 학생 시절의 시간이어서 더욱 소중하고, 질풍노도의 시기임을 항상 생각하며, 말 한마디를 건넬 때도 더욱 정제된 표현을 나타내는 것이 필요한 대상이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변화기의 시간을 마주하는 학년이기에 많은 관심이 필요한 학생들이었다.
그룹 활동이 진행될 때, 모든 학생들이 자신만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잘 수행할거라고 기대했던 경우들이 있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전체 분위기가 활발하며,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공유하여 그럴 듯 해보였지만, 활동에는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각 구성원들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분별하는 것과, 날카로운 관찰의 시선이 필요한 상황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른들도 낯선 환경에서 긴장이 되면 과한 말과 제스쳐등을 사용하면서 긴장을 이완하듯이, 학생들도 그룹 활동이나 짝활동에 참여할 때는 자신의 긴장감을 낮추기 위해 은연중에 제스쳐와 과한 행동이 동반되기도 했다. 몇 몇 학생들은 평소에 정서적인 측면에서 돌발행동을 할 정도로 산만한 태도를 나타내지 않았다. 몰입의 시간이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보통의 수업태도를 유지했으며, 구성원들과의 협업도 평범하게 참여하는 학생들이었다.
그룹 활동의 과정을 분석한 결과, 기대했던 학습 속도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듯 했다.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너머, 자신이 맡은 역할에 더욱 감정이입이 될 상황을 적절한 단계에서 배치해 놓는다면, 좀 더 몰입하게 하여, 더욱 효과적인 그룹 활동이 될 수 있음을 발견해냈다. 또한, 적절한 반복과 연습이 이루어지는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앞을 향해 전진하는 것에서 무게를 덜어내고, 더욱 포용하는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어야 함을, 이런 마음을 바탕으로 현재를 만들어 미래의 얼굴을 그려낼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