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이주 Oct 22. 2023

꿈을 실현시키며

활력이 넘치는 학교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여러 가지 객관적인 척도, 개인적인 견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타인이라는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며, 자신의 설계도면에 조금씩 메모를 적기 시작했다. 자신의 모습을 알아가기 위한 탐색이 시작되었으며, 섬세한 배려와 공감의 균형감을 갖추어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공식적이고 거창한 상담이라는 표현보다는 함께 이야기하기 정도의 표현이 더욱 어울렸다.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풍부한 내용들이 반영되기 때문이었다. 공부하는 방법에서부터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 다른 상황마다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신문을 읽으시나요 등, 다양한 범주의 내용들이 대화의 주제가 되었다. 다각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러 이야기가 진행되며, 학생들의 개별적인 상황과 연결되는 문제들과 원인, 해결방안들을 탐색하게 되었다.  

   

앞으로 누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단지 이야기가 될 수 없었다. 가벼이 부는 산들바람이 되어야 하는지, 비와 천둥이 몰아치는 폭풍우의 바람이 되어야 하는지, 결이 달라야 했다.     


학생들 대부분이 미래에 대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 했다. 그런데, 그 범주가 좀 더 확장된다면, 멋진 그림들이 나타날 것 같았다.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학습 측면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난 것에 익숙해지면, 자신이 만든 틀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이럴 때, 타인과의 대화나 교류가 형성되지 않으면, 방향설정에 오류가 생길 수 있어, 자신도 모르게 독립적인 방식만 고집하며, 현재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전한 범주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었다.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것, 이것이 훌륭한 능력을 발휘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런 정신의 이면에, 누구보다 자신을 믿는 마음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가르치는 것에 대한 뜻을 체득하게 되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고민을, 생각을 표현하는 학생들을 보며, 어느 학생이 떠올랐다. 수행평가 시간이었지만, 자신이 어떻게 현재 위치에 있게 되었는지, 미래의 계획은 무엇인지를 적은 내용이었다. 자신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으면, 그 시간 어떤 마음이었는지, 길지 않은 시간에 자신의 심정을 토로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니, 순간 코끝이 찡했었다. 하지만, 어려운 시간을 극복해내며, 자신의 진로방향을 찾은 학생이었기에, 안도했던 시간이었다.   

  

오늘의 내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오늘의 나와 동일한 내가 다음날 필요하다는 말은 비단, 직장생활을 하는 어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많은 일들 속에서도 자기 계발을 실천하는 학생을 보면, 미래 사회의 밝은 전망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아침에 출근을 할 때, 운동장의 트렉을 걷는 학생을 보곤 했는데, 사색에 잠긴 표정으로, 자신을 들여다 보는 개인적인 시간인 듯 보였다. 다시 새롭게 기운을 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 같았다. 

     

모든 학생들의 마음에 씨앗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씨앗이 멋지게 자라 피어날 수 있도록, 때로는 느린 속도를 이해하며 기다려 줄 수 있는 마음, 이것이 가르치는 것이 나타내는 본연의 모습일 것이다.     

이전 11화 비전을 그리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