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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성대 Jun 17. 2016

저는 좋은 일을 희생정신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를 '좋지만 돈 안되는 힘든 일' 한다고 보시는 분들을 위한 셀프인터뷰

 저는 그저 '좋은 일', '봉사-'희생'하는 일을 하지 않아요.
확신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 사람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을 해요.

 저를 만나는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제게 '좋은 일'을 한다고 해요. '자원봉사'같은 일을 한다고도 해요. '희생'한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마지막엔 '힘들지않냐'고. '용기가 대단'하다는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 

(참고로 저는 대전에서 청년, 청소년들이 자기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꿈꾸고 살며 행복과 만족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강연도 하고, 멘토링도 하죠.)


 이런 '오해'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요. 마치 제가 선택한 길이 매우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인양 포장되는게 사실도 아니거니와 많은 사람들이, 특히 이런 말씀을 제게 주시는 분들 스스로에게 원하는 삶을 살 수 없게 만드는 족쇄가 되어버리는 것 같았거든요.


 사실 저 그렇게 용기가 많지 않아요ㅠㅠ 대단해 보이는 가치를 위해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가늠조차 못하는 일에 눈 딱 감고 무작정 달려들어 도전할 만한 배짱이 있어서 지금의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돈도 꽤 필요해서 돈 안되는 일을 계속 할 용기도 없습니다. 집세 포함 적어도 60만원은 있어야 한달 생활이 되더라고요. 물론 돈은 있어본 적보다 없어본 적 길어서 돈 없는 상황을 오랫동안 버틸 수 는 있지만.. 돈을 벌 수 없어 지속가능하지 않은 일을 업으로 버티면서 할 마음은 없어요. 힘든 일도 즐겨하지 않고요. 야근도 하기 싫어요. 어려운 누군가를 돕고자 나 스스로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도 원하지 않아요.


 그럼 저는 왜 이런 일을 할까요? 저는 확신이 있어서 일해요. 저와 스쿨B의 역할이 곧 닥칠 개인 삶의 문제와 세대간 문제를 풀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는 확신. 이 일을 할 스쿨B 멤버들의 역량이 앞으로 다가올 불확실을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충분히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금전적-사회적 자본을 잘 확충해 나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어요. 힘이 들겠지만 충분히 이겨내고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일을 하면서 제가 행복하고 즐거울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확신은 오랜 시간과 경험으로 만들어져요. 
그 경험을 만드는데 큰 돈과 특별한 경험은 그리 필요하지 않답니다.

 그런데 이 확신은 그냥 주어지는 건 아니었어요. 대학교 들어가자마자 나름 살아남기 위해 남들 다 하는 것들(알바, 교내활동, 군대 등)에 무작정 부딛히면서 깨지기도 하고 성취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파악해나갔고 그 속에서 소소하지만 중요한 관심사와 목표가 생겼어요.

 그 상태로 계속 여러 경험을 이어하면서 하나의 관심사에 대해 틈틈히 오랜시간 생각을 하다보니 저만의 관점을 바탕으로 한 통찰과 직관이 얻어졌어요.

 그러다보니 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해지면서 궁금한 것들이 생겼고 하고 싶은 것이 생겼고 배워야 하는 것들이 생겼어요. 그래서 관련된 책을 읽고 멘토분들을 만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렇게 배우고 얻은 것을 가지고 혼자 많은 생각을 하면서 제 판단을 보완해 나갔고 그것을 또다른 경험으로 검증해 나가면서 점점 제 선택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일을 자신있게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 확신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쯤 어느 회사에서 제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월급통장만 보며 버티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아.. 직장 생활도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저는 억지로 하는 일을 잘 못하고 버티지도 못해요..


 전 남들 다하는 토익이나 취업공부 같은 것들을 잘 못해요.(대신 스토리텔링이 잘 되서 자소서는 잘써요ㅎㅎ) 싫어하는 공부는 잘 못하는 성격이라... 암기도 잘 못하거든요. 책도 그렇게 잘 읽진 못했어요(요즘은 잘 찾아 읽게 되었지만요ㅎ). 그런데 제가 진짜 알고 싶고 또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공부는 꾸준히, 책상 밖에서 해왔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다행히도 나름의 생각을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이야기할 정도의 힘이 생겼답니다. 이 확신이 지금도 계속 권성대라는 사람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제가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용기가 아닌 확신이에요. 확신이 용기를 만들어요.



용기가 없다고 스스로를 탓하지 마세요. 확신을 만드세요.
힘들고 외로울 수도 있지만 다른이와 함께 힘을 나누면 충분히 해 낼 수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저에게 '좋은일 한다', '용기가 있다' 하면서 스스로는 '이미 글렀다'... '용기가 없다'... '힘들다', '늦었다'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어떤 모습으로 살든 나름의 모습으로 사는데에 잘못되었다라고 할 수있는 없어요... 그렇지만 행복할 수 있는 순간이 불행하다 느끼는 시간보다 적은 삶을 계속 산다는 것은 정말... 슬픈일이에요. 그리고 이것을 개선하는데 늦은 시간이란 없습니다. 죽기 직전에도 가능하니까요.


 이것을 극복하는 것은 용기의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 힘들다 생각하면서 억지로 하고 있는 일이 있으시다면, 나 아닌 다른 이유로 그것을 버티면서 괴로워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조금의 시간을 쪼개서 진짜 주목해보고 싶었던 것, 힘든 일을 하면서 깨닫고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든 부분들에 대해 조금씩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스스로의 관점을 만들고 검증하고 확신해나가는 시간을 가지세요. 당연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검증하고 확신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그래도 그것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 시간은 행복과 만족을 찾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투자이자 키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엄청난 용기를 만들어낼 확신을 만들고 다져서 가져가실 수 있을 거에요.


 이 과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왜냐면 처음 이 과정을 경험할 때는 목표점도 안보이고 모르는게 투성이라 감이 정말 안잡히거든요. 저도 느껴봐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마세요. 세상엔 생각만큼 내 힘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게 없어요. 변수가 너무 많아요. 혼자 그것을 다 해결한다는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랍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말고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가장 확실히 바꿀 수 있는 스스로를 바꾸세요. 무어라도 하면 세상은 나를 따라 자연스레 바뀝니다.

 그런데 이걸 혼자하면 너무 무섭고 외롭고 힘들어요. 물리적 한계로 할 수 있는 것에 명확한 한계가 있답니다. 그땐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찾으세요. 도와달라고 부탁하세요. 그러면 누군가 도움을 줄겁니다. 저도 그렇게 도움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게 왜 가능한지를 알아요. 그 힘을 알기에, 아직 많이 미약하지만 제 힘이 필요하시다면 얼마든지 제 힘을 내어드릴겁니다. 그렇게 하고자 시작한 일이니까요. 그러니 열심히 이야기하고 행동과 의지로 설득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풀어갔으면 합니다.


 무튼 용기가 없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해서 힘들다고 자책하고 저와 같은 사람을 부러워하시는 분들! 함께 생각과 관점을 나누면서 확신 만들기를 시작해봐요. 필요하시다면 늘 옆에서 힘을 보태어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함께하는 여러분들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해요.. 쭉 살아오면서 제 자신을 보니 그렇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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