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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성대 May 05. 2017

관점. 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당위를 이야기하지 않을래요.

 나는 교육자의 신분으로 자의반타의반 가지게 된 병이 하나 있다. 바로 '당위병'이다.


 수업에 나가 누군가에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전달하다보니 '당위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다. '다양한 경험을 해야한다'는 둥 '자기 스스로와 대화를 많이 해봐야 한다'는 둥. '~해야 한다' 라는 이야기를 늘상 많이 했었고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하면 더 명쾌하게 잘 정리해서 빈틈없이 잘 전달하지?' 란 고민을 주로 했었던 것 같다.

  나의 이런 언행 어쩔 수 없이 얻게 된 '병' 이라고 생각된다. '병'이란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해야한다'라고 말했던 것의 내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전달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메세지, 누군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메세지를 전달/설득하는데 필요한 '공감'노력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해'라고 학생들 앞에서 말했었다. 하지만 이 주장을 설득하기 위해 했던 내 이야기들은 마치 이론처럼 정리, 정제되어 있었다. 스토리와 감정의 전달 없이 이론같은 이야기들로 주로 채워져 있던 것 같다. 대부분 '좋은, 다양한 경험'이 사람의 내적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알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우 안다. 머리로는 다 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아는 것을 반복해서 또 들어야 하는 것을 잔소리로 인식한다. 누군가에게 좋다고 생각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내 이야기는 그 누군가에게 잔소리처럼 전달되고 있었다.



 내가 해야 했던 노력은 학생들이 그 메세지의 필요성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고, 그것을 필요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위해서 학생들과 인간적인 공감과 소통이 필요하고,  나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내 삶의 경험과 그 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학생들의 시선에서 전달할 수 있는 접점을 고민하고 말했어야 했다.

 하지만 '진로탐색'이라는 거대한 주제 전체를 고민하고 설명하려다보니 내가 가장 잘 알고 또 나만의 삶의 이야기와 함께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을 놓치게 되고, 진로탐색이라는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이론적인 접근, 당위적인 접근을 주로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하는 설명은... 내가 생각해도 재미없고, 지루하다. 남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이야기를 자꾸 당위적으로 하고 있으면 꼰대가 된다. 난 종종 꼰대짓을 하고 있었다.



이제 내 삶의 이야기들을 다시 정리해야할 시기가 필요한 것 같다.

당위-이론이 아닌 나의 경험, 그 경험을 마주했던 나의 삶을 이야기해야겠다.


 그래도 나름 많은 경험을 했었고, 새로운 삶의 관점을 얻을 때마다 지나간 경험을 다시 뒤집어보면서 보석같은 내 삶의 의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이야기해야할 것은 그 경험의 과정이었다. 의미는 자연스럽게 전달될 것이다. 새롭게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며 스스로 자극을 받고 자기 삶과 앞에 선 선생님의 삶을 비교해볼 터였다. 그 사이에서 의미를 나름대로 찾아낼 것이다. 어디서든 얻을 수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만이 가진 독특한 관점과 그 관점이 얻어진 이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알게 할 지혜를 전달하고 싶다. 누구나 다 알만한 정리된 지식을 이야기하지 않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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