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성대 May 05. 2017

마음이 뛰는 청소년들의 진로고민, 어떻게 이끌어낼까요?

2017년 5월, 대전 관저동 관저마을신문 기고문

 3월이 지나고 4월로 접어들면서부터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진로 탐색 수업을 해달라는 요청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된 데다 자유학기제를 대비하여 진로지도를 준비해야 하는 선생님들의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일까요? 


그렇게 학생들과의 인연이 맺어진 학교에서, 저는 수업 전에 항상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너희들 고민이 뭐니?’입니다. 


여러분, 이 질문에 아이들은 어떤 고민을 주로 이야기했을까요?

질문에 답한 아이들의 고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 ‘잘하는 거하고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두 번째, ‘이거저거 하고 싶은데 재능도 없고 자신도 없어요.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세 번째, ‘고민 없는데요.’


 저는 매번 학교로 나가서 아이들을 처음 대면할 때마다 ‘어른들의 욕심이 만든 고민을 억지로 하고 있구나.’ 그리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힘이 훈련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중학교를 선택하고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간의 압박과 자신을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이 되는 성적으로 인해 아이들의 등은 떠밀리고 있습니다.

요즘 부모님들께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생겼고 이것을 진짜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온 고민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고민은 매우 단편적이며, 이에 대해 아이들의 생각을 좀 더 알아보고자 깊게 질문을 이어갈수록 힘들어하고 귀찮아했습니다.


 물론, 자신의 진로에 진지한 관심이 있고 이를 한번 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청소년은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진로고민 뒤에 어떻게 하면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물어갑니다. 그러나 대부분 청소년은 ‘모르겠어요.’와 ‘제가 할 수 있을까요?’에서 그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아이들에게 ‘마음 뛰는 진로고민’을 하게 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 동기부여가 안 된 상태에서 하는 것들은 일 또는 숙제가 되어버립니다.

우리는 마음 뛰는 것에 일이나 숙제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죠. 때문에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해주어야 하는 것은 진로고민을 해야 한다고 다그치기보다 아이들 입에서 나오는 관심사들을 기민하게 알아챈 후 아이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로 다양한 방식의 체험을 해보게 하는 것입니다. 


 짧게 아이들이 경험해보고 흥미를 뗀다고 초조해 하지 말고 또 다른 체험들을 해 나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물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간 했던 다양한 경험들이 특정주제로 엮이는 계기만 마련이 된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 무언가에 몰입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 공부해야하는데 그런 시간이 어디 있나요?’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저는 하나 되묻고 싶습니다. ‘부모님께서 지금 하시는 일을 해야겠다는 동기, 또는 과거에 꾸었던 꿈의 동기를 학교 교과서에서, 교과목 학원에서 찾으셨나요?’ 


 꿈이 제대로 세워졌을 때 키워지고 발휘되는 힘은 학교 성적도 뛰어 넘을 수 있습니다.

1주일에 3~5시간이라도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것을 보여주고 해보게 해주세요. 

진로탐색의 힘은 매일매일 꾸준하게 키우고 쌓아 온 습관과 경험에서 나옵니다.

작가의 이전글 관점. 남의 것을 마냥 부러워하지 말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