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듬어주는 것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사이의 갈등
엄청나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과 욕망이 섞여서 다양한 문제들이 튀어나오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핵심 문제점들을 찾아 풀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대전 대흥동 원도심 재생 문제를 두고도 주민들, 놀러 오는 사람들, 예술가들, 부동산 주인들, 상인들, 연구원들, 공무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해관계를 원도심을 중심으로 두고 있고, 여기서 일어나는 문제들과 문제점은 셀 수 없이 많지. 이런 상황에서 기막힌 묘수 하나만 딱 만들어서 실행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물론 상황을 확 바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방법도 있긴 하겠지만 그것만 잘 해서는 힘들지.
'이미 무기력해져서 희망을 잃은 사람에게 계속 무언가를 하라는 것은 고문이에요'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에요'
맞아. 이미 의욕을 상실하고 희망조차 꿈꾸지 못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아픔에 공감해주고 그 아픔을 치유해주는 게 먼저야. 그런데 그다음은?
'치유만 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갈,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우라고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다시 아파질 건데?'
'그건 잠시 아픔을 잊게 해주는 거지 아픔에서 해방되게 하는 건 아니에요'
맞아. 치유만 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원하는 삶을 살아갈 힘을 배울 수 있게 자극하지 않으면 상황은 원상태로 돌아올 거야.
그건 바로 이 사회에서 마음을 다친 사람들을 보듬어 주는 사람들이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야. 그리고 내 삶의 경험과 배움, 능력은 '할 수 있어'의 힘을 외치는데 더 특화되어있기 때문이지.
마음을 다친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교육자분들, 심리상담가분들이 있기에 나는 걱정을 잠시 접고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마음이 다친 친구들을 만나면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 이 친구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지 먼저 살펴. 그리고 내 역할이 당장 필요하지 않으면 필요한 역할을 해줄 사람들을 찾아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