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80°

by 슈와

여름에

녹음이



짙게 타오른다



온 몸이 그 향내에


훈연되어


스러진다



이미 나는 알고 있었는데



색색의 향연은


더이상 내마음을


흔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느 꽃이 큰 꽃이냐



실바람에 춤을 추는 그 향기는


한 여름밤 추억거리로 흩어지네



산은 나무가 있어 녹빛인가


생명이 있어 푸른빛인가



혹은 내가 그 빛깔을 알아


그러한가



여름은 안개처럼 빠듯이


산구석을 채우고



흰수염을 뿜어나며


다시 하늘로 되오른다



그 사잇길 걷기를


떠올려보다



신발이 낡은 것을


깨닫자



나의 맨발이


힘겨움을 토로했다



시려운 단풍이


그 발을 차갑게 할까봐



산이


서리가 두려워


붉음을 피할까



하며



그냥 가자 했다




여름의 훈연이


이제막 흩어지려는


찰나



벌써 겨울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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