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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모든 인간 행위의 근거, 그 심오한 실체

도.파.민
우리 몸 외부의 물질인 코카인과 달리 도파민은 우리 몸 내부의 물질이다. 내부의 물질이라는 건 도파민 주사같은 건 없다는 뜻이다. 무언가에 중독이 되었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좋은 느낌을 준다기보다는 그것이 도파민을 분비시키기 때문이다. 중독과 비중독의 경계는 무엇일까. 밥을 먹고 도파민이 분비되어 다음에도 또 밥을 먹게된다면 그건 ‘밥중독’일까? 하하,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맞을지도 모르겠다.(밥중독이? 그렇다.) 그러나 우리는 밥을 먹는 것을 중독이라고 하진 않는다. 먹지 않으면 죽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우는 도파민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조금 달리 생각해보자. 좀 특이한 밥을 가정해 보는 것이다. 뭐 꼭 음식이 아니어도 좋다. 음란물, 도박, SNS처럼 정신적인 양식이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이건 밥과 달리 일단, 안 먹어도 죽지 않는다. 사실 밥도 많이 먹으면 죽는다. 그렇다. 과학적으로 모든 것은 양날의 검이다. 도파만도 그렇다. 잘쓰면 좋고. 못쓰면 나쁘다. 예를 들어 당신이 돈을 벌 때마다 도파민이 분비되어 일론 머스크 같은 억만장자가 되었다고 해보자.(실제로 일론 머스크도 도파민이 없었다면 억만장자는커녕 목숨을 유지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건 도파민을 꽤 나쁘지 않게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만일 당신이 도박을 해서 5000만 원을 얻었다고 해보자. 이건 좀 심각한 문제다. 당신이 도박을 통해 얻은 것은 물리적으로 5000만 원뿐만이 아니라, 뇌과학적으로 많은 양의 도파민을 얻은 것이다. 그럼 당신의 뇌는 그 도파민을 다시 얻으려고 한다. 사실 나도 왜 비필수적인 욕구에 의한 도파민 분비가 이루어지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돈이 있어야 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휴지조가리에 도파민이 분비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어쨌든 중요한 건 도파민이 특이한 성질을 지닌다는 것이다. 아마 이 성질만 아니었어도 수많은 사람들이, 번뇌에 빠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도파민이 10 정도 분비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우리 뇌는 10만큼의 좋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뇌는 만족하지 않는다. 또 다음번에 도파민이 10 정도 분비되었다고 해도 10만큼의 좋은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다. 다음번에 만족을 느끼기 위해서는 11, 12만큼의 도파민이 필요한 것이다. 때문에 점점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10층짜리 건물을 건축했더니 100만큼의 도파민이 분비되었다→또 10층을 지었지만 90 정도의 만족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 때문에 20층짜리 건물을 지었다. 드디어 100의 만족 —> 또 도파민을 얻기 위해서 20층짜리 건축→ 하지만 만족은 다시 90

건물이 높아진 것도 어쩌면 도파민 때문일 것이다.
그럼 과연 도파민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모든 사회악이 제거되고 세계 평화가 이룩될까?
하하. 그건 아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도파민은 양날의 검이다.
어떻게 도파민이 그 자체로 난동을 부릴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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