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애의 과학 Mar 25. 2019

죽음이 연인을 더 사랑하게 만든다?

내일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내일 죽는다면?


"만약 내일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난 뭘 해야 할까?"
여러분은 혹시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건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니지만,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상상해보는 건 행복한 연애에 꽤 도움이 된다고 해요. 어째서일까요? 

 오늘은 관련 연구를 통해 우리가 비록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애가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거예요.  



죽음 생각하기


이스라엘 바일란 대학의 연구진은 "죽음에 대한 생각"이 연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254명의 대학생 커플을 모집했어요. 연구진은 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첫 번째 그룹에는 자신의 죽음과 관련된 질문을,

두 번째 그룹에는 극심한 고통과 관련된 질문을, 
마지막으로 세번째 그룹에는 평범한 일상과 관련된 질문을 했어요.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이 각각 다른 주제를 생각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비교한 거죠.

이후 연구진은 설문을 통해 실험참가자들의 관계 강도를 측정했습니다. (관계 강도 : 연애를 이어가고 싶은 의지)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더 사랑해!


실험 결과, 극심한 고통이나 평범한 일상을 상상했던 실험참가자들은 관계 강도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어요. 반면 "자신의 죽음을 상상했던 사람"들은 다른 두 그룹의 사람들보다 유독 높은 관계 강도를 보였습니다. 연애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가 특히 더 강력했던 거죠.

왠지 그럴 것 같았다구요? 하지만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을 들어보면 꽤 신기할 거예요.

"사람들은 죽음을 인식하면 무의식적으로 자기 존재의 유한함, 또는 무기력함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들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으려는 심리적인 방어기제를 발동하는데 여기서 연인의 존재가 큰 힘이 되는 거죠." (바일란 대학, 플로리안 교수)

만약 단순히 죽음의 공포 때문에 연인을 떠올리는 거라면, 극심한 고통을 상상했을 때도 연애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높아졌을 거예요. 하지만 실험 결과, 오직 죽음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공포를 떠올렸을 때만 사람들은 연인에게 더 의지했습니다. 신기하죠?  



너의 의미


그러면 연인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구요? 걱정 마세요! 콜로라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사람은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던 가치관이나 신념을 더 강하게 주장하게 된다고 해요. 쉽게 말해,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라면 더 열성적인 맨유의 팬이 되고, 환경운동가라면 더 열정적으로 환경 운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꼭 연인이 아니라도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 자신이 믿는 것에 더 강하게 애착하여 자기 존재의 의미를 강화하는 거예요. 

어쨋든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만큼 개인의 존재와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만약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록 매일 의식하고 있지는 않더라도 여러분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바로 그 사람을 통해 부여받고 있다는 거예요. 누군가 나의 존재 의미가 된다는 것, 또는 내가 누군가의 존재 의미가 된다는 것, 어느 쪽이든 정말 멋진 일 아닌가요? 연애가 우리 삶에 중요한 이유입니다. 



참고문헌 
* Florian, V., Mikulincer, M., & Hirschberger, G. (2002). The anxiety buffering function of close relationships: Evidence that relationship commitment acts as a terror management mechanism.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2, 527-542.



어려운 연애, 조금 더 쉽게. 연애의 과학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앱 보러 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