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많이 하면 오래 갈 것 같죠?
나는 별로 하고 싶은 거 없어~
자기 하고 싶은 거 하자.
애인에게 이런 말 자주 하는 분들 있을 겁니다. 정말로 원하는 게 없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 애인이 원하는 걸 좀 더 들어주고 싶어 양보하는 경우가 많아요. ‘애인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라면서 애인의 선택을 기꺼이 따라주는 그 마음. 너무 예쁜 생각이죠?
그런데 심리학자 노리스 박사가 이런 예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큰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해요. 특히 이런 사람끼리 만나 연애를 하면 매우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데...
노리스 박사는 38쌍의 커플을 모아 얼마나 서로에게 양보를 잘하는지에 따라 총 세 그룹으로 나누었어요.
그러곤 각 커플이 서로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알아보았죠. 그랬더니 맙소사, 양보를 잘하는 커플일수록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항상 서로를 배려하는 커플일수록 둘이 꼭 결혼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훨씬 부족했어요.
양보가 나쁜 것도 아닌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양보를 잘하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상대가 원하는 걸 중요하게 여깁니다. 심지어 상대가 표현하지 않아도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아내려고 노력하죠.
심리학에서는 이런 성향을 타인 지향성 (Other-Directedness)이라고 해요. 타인지향성이 높은 두 사람이 만나면 겉으로는 늘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조금씩 서로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됩니다.
'우린 서로에게 솔직하지 않은 것 같아' 하고 느끼고, 나중엔 중요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도 상대의 말을 잘 믿지 못하게 되는 거죠. 상대의 진심을 항상 의심하게 되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거리가 생길 수밖에요.
만약 여러분이 솔직하게 속마음을 꺼내지 못하는 성격이라면, 이 얘길 명심하세요.
여러분은 아마 애인과의 싸움이 두려워서 오히려 양보하는 걸 속 편해하는 타입일 거예요. 하지만 앞으로는 여러분이 원하는 것에 집중해보세요.
“나는 이게 하고 싶어.”
“나는 네가 이래 줬으면 좋겠어.”
처음에는 서로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솔직한 게 편해지는 걸 느낄 거예요. 서로의 신뢰가 쑥쑥 커지는 것도 물론이고요!
갈등이 생기는 게 두렵다면, 실질적인 룰을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루는 내가 원하는 걸 하고 다음날은 상대가 원하는 걸 하는 거죠. 하다못해 가위바위보라도 해서 솔직하게 서로 원하는 걸 드러내는 게 훨씬 건강한 연애를 하는 방법이에요.
서로 양보만 하는 커플은 오래 가기 어렵다! 오늘의 핵심, 잊지 마세요.
참고문헌 *Norris, Stacy L., and Richard L. Zweigenhaft. "Self-monitoring, trust, and commitment in romantic relationships." The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139.2 (1999): 215-220.
어려운 연애, 조금 더 쉽게. 연애의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