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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타임즈 Feb 07. 2019

홍역, 왜 근절되지 않을까

알아두면 좋은 홍역 관련 상식 6가지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후 홍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를 비롯해 서울과 인천, 전남, 제주에서까지 잇달아 홍역 확진 환자가 나왔다.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중 대부분이 해외여행을 통해 홍역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홍역 확진 환자 중에서 홍역 유행지역을 다녀온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홍역은 베트남, 태국, 필리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해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유행 중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4만여 명이 걸려 홍역 백신 접종 개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유행하는 홍역 등의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들어서는 미국에서도 홍역이 잇달아 발생해 워싱턴주에서는 주지사가 공중보건 응급상황을 선포하기도 했다. 일반인들도 알아두면 좋을 홍역에 대한 상식 6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본다.

     
홍역에 걸렸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
     
홍역에 걸린 후 10~12일간의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은 초기 증상이 나타나고 며칠이 지나면 발진이 목이나 귀 뒤, 머리선 등에서부터 생기기 시작해 얼굴과 몸통, 대퇴부를 비롯해 발까지 퍼진다. 발진은 5~7일 동안 지속된 다음 사라지는데, 합병증이 없는 경우에는 약 2~3주 내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홍역 증상이 의심될 경우 바로 병원을 찾기보다 질병관리본부나 지역 보건소에 문의한 후 지시에 따르는 것이 좋다.

홍역 발진 발생 4일 째인 아이의 모습 ⓒ Wikipedia


합병증이란 무엇인가?

     
홍역과 관련된 심각한 합병증은 폐렴이며 기관지염, 크룹 등의 호흡기질환이 자주 발병하는 합병증에 속한다. 일부 어린이들의 경우 뇌염을 일으켜 경련, 청력 상실, 정신지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외에도 급성 중이염, 길랭-바레 증후군, 대뇌 혈전 정맥염, 구후 신경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홍역에 걸린 어린이 20명 중 1명이 폐렴에 걸리며, 1000명 중 1명이 뇌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합병증은 5세 미만의 어린이를 포함해 성인의 경우 기존 질병 및 영양실조 등으로 인해 면역체계가 약화된 사람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홍역에 걸리면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아쉽게도 홍역에 대한 치료법은 없다. 좋은 영양분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게 함으로써 합병증을 피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홍역은 환자들의 비타민 A 수준을 떨어뜨리므로 비타민 A 보충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기침이나 열이 심하면 항생제나 해열제 등으로 대증요법을 한다.

홍역에 대한 치료법은 없기 때문에 좋은 영양분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게 함으로써 합병증을 피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 Pixabay


- 홍역 백신을 접종하면 부작용은 없나?

     
홍역 백신인 MMR(홍역‧볼거리‧풍진)은 생후 12~15개월과 4~6세에 2회 접종해야 한다. 이 백신을 맞게 되면 홍역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홍역에 걸리지 않게 된다. 백신이란 바이러스를 약화시킨 것이므로 아주 미약한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CDC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6명 중 1명에게서 열이 발생하고 20명 중 1명꼴로 경미한 발진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00만명 중 1명꼴로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홍역은 전염력이 얼마나 강한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홍역에 걸린 사람 1명이 12~18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 이는 에볼라나 사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홍역 바이러스는 감염된 환자의 코나 입을 통해 나와 공기 중에 떠다니므로 보통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염된다. 홍역 바이러스는 환자가 방을 떠난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있다.
     
홍역 바이러스의 또 하나 특징은 발진이 시작되기 4일 전부터 사람에게 감염된다는 점이다. 즉, 환자 자신이 홍역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기 전에 전염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아주 드문 경우지만 홍역 백신을 2회 모두 맞았다 해도 홍역에 걸릴 수 있는데, 아직까지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에볼라나 사스보다 전염성이 강한 홍역은 보통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염된다. ⓒ Pixabay


인류는 홍역을 완전히 근절시킬 수 있나?

     
이론적으로 홍역은 지구에서 완전히 퇴치시킬 수 있다. 동물이 아닌 사람들이 홍역 바이러스의 유일한 매개체인데, 인간은 효과적인 백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2017년 세계 어린이 중 약 85%가 생후 1년 이내에 홍역 백신을 1회 접종했다. 이는 지난 2000년의 72%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MMR 1차 접종률은 97.8%, 2차 접종률은 98.2%에 이른다.
     
하지만 홍역을 근절시키기 위해선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홍역 백신 접종률이 낮으며, 이를 통해 홍역은 세계 어디로든지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진국이라 할지라도 종교적인 이유나 잘못 알려진 과학연구로 인해 최근 들어 백신을 거부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진행된 최근 연구에 의하면 홍역 유행은 이처럼 백신을 거부하는 이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반 백신 풍조가 특히 강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백신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는 부모들을 엄중히 단속하고 있다.
     
이성규 객원기자


기사원문: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d%99%8d%ec%97%ad-%ec%99%9c-%ea%b7%bc%ec%a0%88%eb%90%98%ec%a7%80-%ec%95%8a%ec%9d%84%ea%b9%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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