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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타임즈 Feb 08. 2019

달 거주 가능성 연구 박차

ESA, 유용자원 채굴·신체변화에 집중

우주탐사 분야의 2019년 주요 이슈는 ‘달’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발사된 중국의 창어 4호 탐사선이 달의 뒷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달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뒤늦게 달 탐사에 참여한 유럽우주국(ESA)이 달에서 사람이 거주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테스트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기사 아래)



테스트 목적은 유용자원 채취와 신체변화 점검

   
ESA는 최근 달의 남극 근처에 탐사대원들이 거주할 수 있는 기지인 ‘문빌리지(Moon Village)’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로젝트의 주요 로드맵은 오는 2040년 까지 100여명 정도의 탐사대원들이 상주할 수 있는 건축물을 달 표면에 조성하는 것이다.
     
문빌리지 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해 ESA가 추진하고 있는 테스트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달 표면에서 유용한 자원을 채취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달에서 활동할 탐사대원들의 신체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다.

중국의 창어 4호가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면서 베일에 싸여 있던 달의 뒷면이 공개되었다 ⓒ 연합뉴스 


달의 자원을 채취하는 테스트라면 흔히 지구에는 없는 희귀 자원을 채취하기 위한 시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달에는 지구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희토류 금속들이 대거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ESA가 달에서 채취하려는 자원은 희귀한 금속보다는 ‘물’과 건설자재로 만들 수 있는 ‘석회석 같은 원료’다. 달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얼음을 녹여 탐사대원들의 생활용수로 공급하고, 기지 건설에 소요되는 건설자재들은 토양에 들어있는 원료를 활용하여 조달한다는 것이 ESA 측의 구상이다.

탐사대원들이 달에 거주할 수 있는 기지인 Moon Village의 상상도 ⓒ global science opera 


ESA가 달에서 추진하는 테스트의 성공 가능성은 사실 물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만약 물이 달에 없다면 지구에서 가져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테스트는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다행히도 물의 존재 여부는 최근 발표된 하와이대의 연구결과를 통해 한층 더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슈아이 리(Shuai Li)’ 교수가 이끄는 하와이대 연구진이 달의 남극과 북극 지방에서 얼음의 증거를 발견한 것.
     
이는 바로 ESA가 달의 중간 지역이 아니라 남극의 인근 지역에 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이유다. 남극 근처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얼음층으로부터 기지에 물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리 교수는 “물의 발견은 기지에 거주할 탐사대원들에게 식수와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이를 분해해서 산소를 공급하고 수소는 에너지로 쓸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에서 건설자재를 만들기 위해 원료를 채취하려는 것도 물과 비슷한 이유다. 만약 자재를 지구에서 가져가 달에서 건설하려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비용이 발생하지만, 현지에서 원료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면 운송비용이 대폭 줄게되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ESA가 달에서 추진하는 테스트의 성공 가능성은 사실 물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 Pixabay


지속적 신체 활동은 근력 및 골밀도 유지에 도움

   
유용자원 채취와 함께 ESA가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테스트는 달에서 활동할 탐사대원들의 신체변화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ESA는 현재 달 표면에서 탐사대원들이 장시간 생활할 때 발생하는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체 변화 테스트를 수행하는 장치를 설계한 ESA의 ‘토비아스 웨버(Tobias Weber)’ 수석엔지니어는 “달 표면에 내리쬐는 해로운 방사선을 견딜 수 있도록 기지 내에서 생활한다해도 달의 환경은 지구와 판이하게 다르다”라고 밝히며 “대표적으로는 중력이 지구의 1/6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간의 신체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SA를 비롯하여 미 항공우주국(NASA)처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승무원을 많이 보냈던 기관들은 우주공간에서의 신체 변화에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달처럼 표면 중력이 작용하는 곳은 미세 중력이 작용하는 우주공간과는 또 다른 미지의 영역이라는 것이 ESA 측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ESA는 독일 우주항공센터와 공동으로 달의 중력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테스트 시설을 만들어 장시간 저중력 조건에서 변화하는 신체 상태를 연구하고 있다.

달에서 지낼 때를 가정하여 탐사대원들의 신체변화를 점검하는 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다 ⓒ ESA 


연구진은 우선 체중의 대부분을 지탱하는 와이어와 트레드밀(treadmill)을 이용하여 달 표면 에서 걷거나 뛰는 행동을 했을 때, 그런 행동이 신체의 근육과 뼈를 유지하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달에서의 신체 활동은 미세 중력만이 작용하는 우주정거장에서의 테스트 결과와는 달리 작은 중력이라도 존재하기 때문에 근력과 골밀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웨버 수석엔지니어는 “중력이 약한 곳이라도 신체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근력과 골밀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라고 밝히며 “더 상세한 연구를 위해서는 이런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NASA의 ‘ARGOS(Active Response Gravity Offload System)’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ARGOS는 우주 비행사가 중력이 약한 환경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장비로서, 이 장비로 훈련을 하면 실제 달에서 걷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기사원문: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c%a0%eb%9f%bd-%eb%8b%ac-%ea%b1%b0%ec%a3%bc-%ea%b0%80%eb%8a%a5%ec%84%b1-%ec%97%b0%ea%b5%ac-%eb%b0%95%ec%b0%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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