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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Oct 30. 2018

“미래는 백지다. 멋진 인생은 직접 만드는 것이다”

영화《백투더퓨처》의 시간여행



  

“미래는 백지다. 멋진 인생은 직접 만드는 것이다”


2015년 10월 21일은 영화 《백투더퓨처》2편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타임머신 자동차를 타고 미래로 날아간 날입니다. 1985년부터 총 3편에 걸쳐 제작된 이 공상과학(SF) 영화인 《백투더퓨처》 시리즈는 ‘백투더퓨처 데이’를 맞아 미국 곳곳에서 축제를 열었습니다. 


영화 《백투더퓨처》에 사용된 차량 DeLorean DMC-12 by. Frank Schwichtenberg CC-BY-4.0 (Wikimedia commons)

《백투더퓨처》1편에서 주인공 마티는 에미트 브라운 박사가 만든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납니다. 자가용을 개조해 만든 타임머신은 시속 88마일(약 142km/h)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면 계기판에 입력된 날짜로 시간이동을 하는데, 플루토늄을 원료로 얻은 핵융합에너지를 이용했습니다. 그래서 눈 깜짝할 사이 마티는 30년 전으로 이동합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백투더퓨처 》의 타임머신 차량 by. Lautenbach CC-BY-2.0 (Wikimedia commons)


부모님의 결혼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방해꾼은 누구?


마티는 자신이 태어나기 30년 전인 1955년으로 11월 5일 힐 밸리 마을에 떨어집니다. 그런데 타임머신은 고장이 났고, 그 시대에 타임머신을 작동시킬 수 있는 충분한 전기를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얼마 뒤 마을 시계탑에 번개가 내리친다는 것을 알고 있던 마티는 과거 속 브라운 박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마티가 과거에 도착하면서 역사는 바뀌었습니다. 마티의 어릴 적 어머니가 마티를 좋아하면서 일이 꼬여버린 것입니다. 만일 마티의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마티는 태어날 수 없습니다. 그럼 마티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과거의 시공간에 갑자기 나타난 마티로 인해 어머니와 아버지의 러브스토리가 없어질 위기에 처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부모님의 결혼이 방해를 받아 마티가 태어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님의 결혼을 방해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이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시공간을 여행하게 되면 발생하는 모순을 흔히 ‘시간의 역설(Time Paradox)’라고 부릅니다. 시간의 역설이 존재하는 한, 역사는 바꿀 수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시간여행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시간 여행자가 어느 시공간에 가든, 그 사람으로 인해 생기는 교란이 현재에 다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킹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주변에 관광객이 넘쳐날 것”


스티브 호킹 박사 ⓒ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설사 과거로 돌아간 마티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어떤 사물에도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해도 그가 들이마시는 공기, 그의 체온 같은 흔적은 그가 존재하기 전과 비교해 반드시 변화를 가져옵니다. 바로 ‘나비효과’입니다. 뉴욕에서 나비가 날면 베이징에서 태풍이 불 수 있듯, 초기 조건의 민감한 변화는 훗날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시간여행은 《백투더퓨처》 를 비롯해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소설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선 ‘연애 못하는 남자’ 팀은 성인이 된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집안 남자들 모두에게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다는 비밀을 듣게 됩니다. 그날 이후 팀은 놓친 사랑을 되찾기 위해 시간을 돌려 고군분투하는 일상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들 저렇게 한들 사랑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브 호킹은 자서전 《나, 스티브 호킹의 역사》에서 ‘할아버지의 역설’을 소개했습니다. 당신이 과거로 돌아가 당신의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낳기 전에 할아버지를 죽인다면 당신은 현재 존재할 수 없다. 존재하지 않는 당신이 과거로 돌아가 할아버지를 죽이는 건 모순이다. 따라서 호킹은 단언합니다. 


“설사 미래에 어떤 다른 이론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시간여행은 영원히 불가능하리라 나는 생각한다. 언젠가 시간여행이 가능해진다면, 지금 우리 곁에는 미래에서 온 관광객이 넘쳐날 것이다.”



‘현재에서 미래로’만은 시간여행 가능할지도


영화《백투더퓨처》의 에미트 브라운 박사 코스프레by. Klapi CC-BY-SA-4.0(Wikimedia commons)

시간여행과 관련해 ‘타임슬립’(Time Slip)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타임머신이 인간이 발명한 기계를 이용하는 것인 반면, 타임슬립은 초능력 혹은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미끄러지듯 시공간을 이동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타임슬립은 과학에서 출발한 개념은 아닙니다. 1994년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의 소설 《5분 후의 세계》에서 쓰여 대중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여행에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할까요?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이용될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양한 과학적 가설이 있지만 시간여행은 현재에서 과거로는 불가능해도, 현재에서 미래로는 가능하리란 견해가 우세합니다. 

영국 서리대 물리학과 짐 알칼릴리 교수는 “상대적으로 절대불변의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빛보다 빠른 속도’를 지닌 비행선이 있다면 미래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968년 영화 《혹성탈출》에서 우주로 떠났던 인간 주인공이 유인원이 지배하는 미래의 지구로 돌아온 것도 이에 근거한 설정입니다. 

이처럼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은 기술과 예산만 확보되면 실현 가능할 수 있겠지만, 과거로의 여행은 안타깝게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우리는 《백투더퓨처》의 브라운 박사의 말에 귀기울이게 됩니다. “미래는 백지다. 자네가 직접 만드는 거다. 멋진 인생을.”







참고문헌  

https://news.joins.com/article/22192275

http://www.nocutnews.co.kr/news/4341356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783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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