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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Aug 12. 2020

금속, 너 도대체 뭐니?



일상 속에서 우리가 만나는 여러 물질 중에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금이나 은, 잘 닦은 철, 알루미늄, 구리 등이 대표적이죠. 또한 전기도 잘 통하고, 열도 잘 전달하는 이런 물질을 금속(metal)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여기저기 다양하게 쓰이는 금속들도 많습니다. 리튬, 나트륨, 칼륨, 칼슘 등도 모두 금속이지요. 과연 어떤 원소들이 금속이 되고, 또 금속은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어떤 원소가 어떻게 모여야 금속이 될까?


원소들 중에는 전자를 잃기 쉬운 원소가 있고, 전자를 얻는 것이 더 쉬운 원소도 있습니다. 물론 전자를 잃지도 얻지도 않는 비활성기체 원소들도 있지요. 그 중 전자를 잃기 쉬운 원소들이 금속이 됩니다. 구리나 철, 금, 은과 같은 원소들이죠. 물론 수소처럼 전자를 잃기 쉬워도 금속이 되기 힘든 물질도 있지요. 하지만 금속이 되는 원소들은 모두 전자를 잘 잃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호주에서 발견된 자연상태의 금 덩어리 by James St. John, CC BY 2.0 (Wikimedia)


금속이온과 자유전자 사이의 전기적 인력으로 유지되는 금속 결합

이런 원소들끼리 서로 모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금속 원소들은 저마다 전자를 하나 혹은 둘씩 내놓습니다. 이렇게 빠져나온 전자를 자유전자(free electron)라고 합니다. 그리고 전자를 내놓은 금속 원자들은 이제 전자가 나간 만큼 플러스 전기를 띠는 양성자가 전자보다 많으니 플러스 이온이 됩니다.


그래서 금속 안에서 자유전자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만 주변 금속이온과 서로 끌어당기는 전자기력이 유지됩니다. 금속은 이렇게 자유전자와 금속이온 사이의 전기적 인력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며 금속결합을 유지합니다. 




자유전자 때문에 뜨거워지고 늘어나고 뽑히고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을 전도체, 잘 통하지 않는 물질을 부도체라고 합니다. 전도체는 거의 다 금속입니다. 전기가 통한다는 것은 액체에서 전자나 이온의 이동을, 고체에서 전자의 이동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원자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자유전자가 있는 금속이 전기를 잘 통하게 되는 것이지요. 


열을 잘 전달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금속 내부의 자유전자가 열에너지를 흡수해서 움직임이 빨라지면 주변의 자유전자에 열을 전달하는데 원자에 묶여있는 전자보다 훨씬 그 속도가 빠른 것이지요. 


열을 잘 전달하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다리미 바닥

옷에 금박 장식을 하면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그런데 비싼 금을 그렇게 많이 쓰면 비용이 엄청 많이 들지 않을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금은 아주 얇게 펼 수 있어서 두께가 1만 분의 1mm밖에 되질 않습니다. 따라서 가로세로 1m의 금박이라도 실제 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또 금으로 실을 만들어 한복에 수놓기도 하지요. 이 경우도 아주 가늘게 뽑아서 실 사용량은 얼마 되질 않습니다. 은도 마찬가지지요. 금속들은 이렇게 얇게 펴지거나 가늘게 뽑을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전성연성이라고 합니다. 이 또한 자유전자에 의한 금속결합 때문이지요. 






주기율표에서 금속원소를 찾아보자


이런 금속들은 또 비슷한 성질을 가진 원소들끼리 분류가 됩니다. 주기율표상에서 보면 같은 세로줄에 속해 있는 원소들이죠. 이들이 비슷한 성질을 가지게 되는 것은 각 원소의 제일 바깥 궤도를 도는 전자의 개수가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놓는 전자의 수가 같고, 동일한 전하를 띠는 이온이 되지요. 그리고 금속 원소들은 주기율표의 왼쪽과 아래쪽에 위치하여 있습니다.

주기율표에서의 금속 원소





알칼리 금속


알칼리 금속은 모두 제일 바깥 궤도에 전자가 하나씩 있는 원소들입니다. 그래서 전자를 내놓을 때 모두 하나씩 내놓고 플러스 1가의 양이온이 됩니다. 주기율표상에서 보면 제일 위에서부터 리튬, 나트륨, 칼륨, 루비듐, 세슘, 프랑슘으로 내려가지요. 알칼리 금속 원소들은 다른 금속 원소보다도 전자를 더 쉽게 내놓습니다. 그래서 다른 물질하고의 반응 속도도 아주 빠르지요. 특히나 아래로 내려갈수록 반응 속도가 더 빠릅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전자의 궤도가 하나씩 늘어나면서 원자핵으로부터의 거리가 멀어져 전자가 쉽게 자유로워지기 때문이지요. 


나트륨(좌) by Dnn87, CC BY-SA 3.0 (Wikimedia)/ 칼륨이 많이 포함된 장석(우) @Public Domain (Wikimedia)


리튬 조각을 물에 떨어트리면 조금씩 수소 기체를 내면서 타닥타닥 소리를 내는 반응을 합니다. 나트륨은 리튬보다 격렬하게 반응을 하고 칼륨은 더 격렬합니다. 만약 가루를 넣게 되면 워낙 반응 속도가 빨라 폭발할 수도 있어 실험은 아주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또 알칼리 금속은 밀도가 작은 가벼운 원소들입니다. 물론 아래로 내려갈수록 조금씩 밀도가 높아지지요. 리튬은 물 위에 뜨고 나트륨은 물 중간까지 내려가고 칼륨은 물 아래로 가라앉는 것으로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알칼리 토금속


알칼리 토금속은 주기율표상에서 알칼리 금속 바로 오른쪽 세로줄에 위치한 금속들입니다. 위로부터 베릴륨, 마그네슘, 칼슘, 스트론튬, 바륨, 라듐으로 이어지지요. 이들은 모두 제일 바깥 궤도에 전자를 두 개 가지고 있는 원소들입니다. 화학 반응을 할 때 전자 두 개를 내놓고 플러스 2가 양이온이 되지요. 아주 반응성이 큰 원소들입니다만 알칼리 금속보다는 조금 떨어집니다. 알칼리 금속 원소에 비해 양성자 수가 하나 더 많아 전자를 잡아끄는 힘이 조금 더 세기 때문이지요. 이들도 알칼리 금속과 마찬가지로 아래로 내려갈수록 반응성이 커지고 밀도도 커집니다. 


마그네슘 결정 by Mark Fergus, CC BY 3.0 (Wikimedia)





희토류 원소


희토류 원소(rare earth elements)란 말의 뜻은 지표에서 드물게 존재한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리 드문 원소는 아니며 나름대로 풍부합니다. 다만 이용하기 쉬운 광물로 존재하질 않아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대부분 주기율표상의 란탄족에 속합니다. 이들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하고 건조한 상태에서도 잘 견디고 열 전도율이 높습니다. 또 다른 원소들과 다른 특별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스마트폰이나 태양광 발전, 항공우주산업 등 다양한 첨단산업에 쓰이고 있지요. 


희토류 금속들 @Public Domain (Wikimedia)

희토류 원소들이 이런 특징을 가지게 된 것은 전자 궤도 제일 바깥쪽이 다른 원소들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원자들은 자신의 양성자 개수만큼의 전자를 가집니다. 그 중 제일 바깥 궤도의 전자들, 즉 에너지를 가장 많이 가진 전자의 개수와 궤도가 원소의 특징을 결정하지요. 희토류 금속들은 란탄족과 악티뮴 족 원소들인데 이들은 제일 바깥 전자들이 f궤도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 독특한 성질을 가집니다.


현대 사회의 필수 재료인 금속은 사용량이 계속 늘어나 매장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른 소재로 대체하고 재활용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매장량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행성이나 위성에서 금속을 채굴하는 등의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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