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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Aug 19. 2020

일하는 일개미, 알 낳는 여왕개미


동물 중에는 호랑이나 곰처럼 홀로 살아가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사자나 소, 코끼리처럼 집단을 이루며 사는 무리도 있습니다.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는 방식은 동물에 따라 다릅니다. 사자는 암컷 여럿이 새끼들을 공동 사육하고, 수컷 몇 마리가 끼어있는 형태의 무리를 이룹니다. 코끼리는 암컷 우두머리 아래 여러 암수가 같이 집단을 이루지요. 물개는 수컷 한 마리에 여러 암컷이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침팬지는 우두머리 수컷 아래 여러 암수가 같이 생활을 합니다. 


대표적인 진사회성 동물 개미


그중, 가장 특이한 형태를 보이는 것은 진사회성 동물입니다. 진사회성 동물이란 여왕벌이나 여왕개미처럼 특정 개체만 번식을 담당하고 나머지 개체들은 먹이 사냥이나 둥지 보호, 애벌레 사육 등 집단 전체를 위해서 각자 다른 역할을 분담하는 동물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진사회성 동물, 개미”


개미의 경우 여왕개미는 혼인비행을 하며 여러 수개미와 짝짓기를 합니다. 짝짓기 동안 받은 정자는 자신의 몸속에 보관한 후, 혼인비행이 끝나고 적당한 곳을 찾아 자신의 왕국을 세우지요. 알은 두 종류입니다. 저장한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면 암컷이 나오고, 정자 없이 난자 혼자 알이 되면 수컷이 됩니다. 주로 암컷을 낳지요. 태어난 암컷들은 일개미가 됩니다. 


혼인비행을 하는 여왕개미


개미는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먹이를 얻습니다. 어떤 개미는 다른 곤충을 사냥하여 먹이로 삼고, 또 다른 개미는 식물의 씨를 모아 먹이로 삼지요. 또는 진딧물 등에서 단물을 얻는 녀석들도 있고, 집에서 곰팡이나 효모 등 다양한 균류를 키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모두 일개미가 합니다. 일개미의 일부는 알과 애벌레를 돌보는 일만 전담하기도 합니다. 어떤 개미 집단에서는 일개미의 크기가 다 다른데 덩치가 큰 개미들은 주로 집에 침입하는 다른 동물과 싸우고, 사냥을 나서지요. 


역할에 따라 서로 다른 크기를 갖는 잎꾼개미의 일개미 일곱 마리 by GameKeeper, CC BY-SA 3.0 (Wikimedia)


정자와 수정하지 않고 낳은 알에서 나온 수개미는 오로지 짝짓기만 합니다. 물론 자기 집단의 여왕개미와 짝짓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혼인비행을 통해 다른 집단의 여왕개미와 짝짓기를 하지요. 짝짓기가 끝나면 수개미들은 모두 죽습니다. 수명이 가장 짧아 겨우 수 주 정도 살 뿐입니다. 일개미의 경우는 1년에서 2년 정도의 수명을 가지고 여왕개미는 30년까지 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진사회성 동물인 꿀벌

이렇듯 진사회성 생활을 하는 곤충의 경우 여왕개미냐 일개미냐 수개미냐에 따라 역할도 다르지만 형태도 많이 다르고 그 수명도 다릅니다. 


흰개미나 꿀벌의 경우도 개미처럼 서로 역할을 나누고 여왕벌이나 여왕흰개미가 있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흰개미의 경우 사실 가장 가까운 친척은 바퀴벌레입니다만 개미와 비슷한 삶을 살다 보니 겉모습이 비슷하게 진화한 경우지요. 





“번식은 오로지 여왕만!”


곤충이 아닌 진사회성 동물도 있는데요, 해면(sponge) 속에서 살아가는 딱총새우가 그들입니다. 정확히 세이마뿔딱총새우속에 속하는 녀석들이죠. 이들은 여왕새우 한 마리와 수십에서 수백 마리의 수컷으로 이루어진 집단입니다. 어른 수컷들은 어린 새우들을 외부 천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번식은 오로지 여왕새우만 하지요. 이들은 해면 속에서 바닷물과 같이 딸려 들어온 플랑크톤을 먹고 살기 때문에 따로 먹이를 구하지 않습니다. 

진사회성 동물 중 하나인 딱총새우 @Public Domain (Wikimedia)


포유류 중에서도 진사회성 생활을 하는 동물이 있는데 바로 아프리카에 사는 벌거숭이두더지쥐입니다. 작게는 십여 마리에서 많게는 백 마리가 넘는 개체들이 군집을 이뤄 살아가는데 오로지 여왕만이 번식하지요. 또 여왕과 짝짓기를 하는 수컷도 몇 마리로 정해져 있습니다. 나머지 수컷과 암컷은 동굴을 확장하고 먹이를 구하며 동굴에 침입하는 다른 동물과 싸우며 여왕이 낳은 새끼들을 기르는 일에 열중할 뿐입니다. 마치 개미와 비슷하지요. 
 


세분화된 사회의 모습


예전 농경사회에서 우리 조상은 농사도 지으면서 가축도 기르고, 필요에 따라 집도 짓고, 농기구 수리도 직접 했지만, 지금은 삶의 다양한 영역이 전문가에 의해 행해지고 각자는 그 서비스 혹은 상품을 구매를 통해 충족하게 되었네요. 어찌 보면 사람도 점점 진사회성 동물처럼 변하는 것도 같지요. 물론 한 여성만이 번식을 담당하는 것은 아니니 정확한 의미의 진사회성 동물은 아닙니다. 그러나 각자의 사회적 역할이 점점 세분화되면서 그 영역이 전문화된다는 측면과 그 모든 역할이 모여 하나의 사회가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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