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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Oct 14. 2020

남극의 색깔이 변하고 있다?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남극 대륙의 모습 @Public Domain (Wikimedia)

지구에서 가장 추운 곳은 어디일까요? 북극? 혹은 남극? 정답은 남극입니다! 위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낮아지기 때문에 북극이 가장 추운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극은 남극보다 따뜻한 편이지요. 왜일까요? 바로 북극은 원래 북극해라는 바다이고 남극은 대륙이기 때문입니다. 육지는 바다보다 온도가 빨리 오르고 내리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남극이 북극보다 더 추워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추운 남극이 사실 과거에는 녹색 초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지금은 오히려 녹고 있다니, 남극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푸르렀던 과거의 남극, 얼음으로 뒤덮이다”


아주 먼 옛날, 지금으로부터 3억 년 정도 전에는 지구상의 모든 대륙이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대륙, 판게아를 이루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고생대 말 페름기 때의 이야기죠. 그 당시에는 남극대륙도 판게아의 일부에 속해있었고, 남극에는 우거진 숲과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었지요.


고생대 말, 판게아의 일부에 속해있던 남극대륙 by Kieff. CC BY-SA 3.0 (Wikimedia)

그러다 중생대 초기, 판게아 대륙이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대서양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남극대륙은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등과 같이 지구의 남쪽에서 곤드와나라는 초대륙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때도 남극은 다른 대륙처럼 숲과 초원이 있었고 그곳을 뛰어다니던 공룡이며 유대류와 같은 여러 동물도 있었지요. 하지만 맨틀의 대류에 의해 남극대륙은 다시 다른 대륙들과 찢어져 점점 더 남쪽을 향합니다. 

판게아의 분열과정에서 남극대륙이 남쪽으로 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Public Domain (Wikimedia)

그렇게 판게아 대륙에서 분리된 남극대륙은 처음으로 아프리카와 헤어지고 다음으로는 오스트레일리아와 헤어집니다. 중생대 말까지도 남극대륙은 푸르른 숲과 초원에 다양한 동물들이 살던 대륙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남극을 향해 가면서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남극”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은 적도 지역이고 가장 추운 곳은 양 극지역입니다. 지구가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양 극지방은 단위 면적당 받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훨씬 적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겨울이 오면 낮의 길이가 극단적으로 짧아져서 기존에 받던 약간의 태양 에너지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지요. 



남극대륙이 지금의 자리에 정착하게 되자 본격적인 추위가 다가옵니다. 남극대륙에 내린 눈이 녹지 못하고 매년 쌓여 거대한 빙상을 만듭니다. 남극의 위를 얼음이 덮어버리자 지구 평균 기온이 더욱 내려갑니다. 하얀 얼음이 녹지보다 햇빛을 더 잘 반사하기 때문이지요. 남극 부근에 생겨난 얼음들이 햇빛을 반사하니 남극은 점점 더 추워져 이제 대륙 주변의 바다 표면도 얼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남극대륙 주변의 바다 표면은 무려, 남극대륙의 면적만큼이나 빙상으로 뒤덮여있습니다. 



남극을 고립시키는 강력한 남극순환류 @Public Domain (Wikimedia)

남극 주변 바다는 극동풍과 편서풍이 만나 서에서 동으로 거센 바람이 부는 지역입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바다 표면의 물을 움직이고, 그로 인해 생기는 것이 남극순환류입니다. 남극이 다른 대륙과 붙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다 보니 남극순환류가 남극 대륙 주변을 빠르게 돌면서 외부와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 표면 해류 중 가장 빠르게 도는 해류인 남극순환류는 따뜻한 적도에서 올라오는 바닷물을 차단하지요. 그래서 남극은 따뜻한 바닷물이 공급되지 못해 더 추워집니다. 


지구의 극지역에 위치, 얼음으로 뒤덮인 대륙, 빠르게 도는 해류 등등의 이유들로 남극의 기온은 매우 낮습니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남극의 대기는 항상 고기압 상태를 이뤄, 일 년 내내 맑은 날씨가 이어집니다. 따라서 눈이 거의 내리지 않지요. 남극대륙의 연간 강수량은 평균 200mm가 되지 못합니다. 사막을 가르는 기준이 연간 250mm이니 대륙 대부분이 사막인 것이지요. 흔히 눈보라가 몰아치는 남극의 모습을 상상하지만 사실 그런 현상은 남극에서 아주 드문 일입니다. 그럼에도 수백만 년 동안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지금처럼 대륙 대부분이 얼음에 뒤덮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지요. 얼음의 평균 두께가 무려 2,160m나 되고, 가장 두꺼운 곳은 4,000m가 넘기도 합니다. 게다가 남극대륙의 얼음은 주변 바다 표면의 얼음과 연결되어 남극의 크기를 원래보다 더 커 보이게 하지요.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 모습




“남극이 녹고 있어요” 


그런데 20세기 후반이 되면서 남극대륙 주변 바다의 빙상이 점점 녹고 있습니다. 바로, 지구 온난화 때문인데요. 바다의 빙상이 녹으면서 그곳을 주거지로 삼고 있던 물개와 펭귄, 그리고 이들을 먹이로 삼는 돌고래와 범고래에게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더 심각해지면 우리 인간에게도 큰 위험이 도래하지요. 가장 먼저, 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버린다면 바닷물의 높이가 100m 가까이 높아지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바닷물에 민물이 들어가 염분의 농도가 묽어지기 때문에 해양생태계에도 아주 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남극의 빙상이 녹으면서 펭귄의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구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 다른 기후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모습 때문이기도 하지요. 숲과 초원, 사막과 빙하, 툰드라와 늪지, 그 다양한 모습이야말로 살아있는 지구 자체일 것입니다. 그 아름다움 중 하나인 남극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진행되는 지구 온난화를 멈추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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