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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Feb 01. 2017

우주비행에 성공한 최초의 영장류, 침팬지 햄(HAM)

“침팬지가 우주비행을 하고 임무를 수행한다”


얼핏 들으면 픽션 같지만 실제로 일어났던 일입니다.


1961년에 있었던 침팬지 햄의 우주비행 실화를 바탕으로, 그의 가상 손자 ‘햄 3세’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침스’(2008)가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Space Chimps> (2008)

포스터 출처 : https://goo.gl/xO3fFy

표지 이미지 출처 : NASA Johnson / https://goo.gl/UJJcdE>


                    

햄의 이름은 왜 햄일까?


햄은 1956년 혹은 1957년 카메룬에서 태어났습니다. 햄은 이 실험을 수행하던 뉴멕시코 소재 기관인 Holloman Aerospace MedicalCenter 의 약자를 따서 ‘HAM’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햄은 처음부터 ‘햄’이 아니었습니다. 햄이 실험을 끝내고 무사히 지구로 복귀하고 나서야 그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조련사들 사이에서 ‘비행 전’ 햄은 No.65 혹은 Chop Chop Chang 이라고 불렸는데, 만약 햄이 실험도중 죽었을 경우에 언론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노출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햄이 받은 고난이도 훈련들과 미션!


초기에 Holloman 센터에는 햄과 같은 목적의 우주탐사실험 후보 침팬지가 40마리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가과정을 거치면서 후보 침팬지는 18마리로 줄었고, 마지막에는 햄을 포함한 6마리만 남게 되었습니다. 

햄을 훈련시킨 사람은 조셉 브래디 라는 신경과학자였습니다. 그는 전기 불빛과 소리로 햄을훈련시켰는데, 파란 불빛이 깜박이는 것을 보면 5초 이내에 레버(손잡이)를 당기도록 하고 보상과 벌을 주며 훈련 시켰습니다. 실패했을 때에는 발바닥에 약간의 감전을, 성공했을 때에는 바나나를 주면서 우주탐사실험에 적용할 반응을 유도해낸 것입니다.


https://youtu.be/FyjDJIH4zXM

햄의 우주비행기를 다루고 있는 동영상 <출처 : 유튜브>


MR-2에 탑승 중인 우주복 입은 햄(HAM)


햄, 드디어 발사되다!


1961년 1월 31일, Project Mercury, 

Mercury Redstone -2.

무중력 상태 6.6분 포함, 햄의 총 비행시간 16분 39초.

햄의 수행 임무는 ‘우주에서의 불빛을 보고 레버 당기기’ 였습니다. 

햄의 미션이 이전의 다른 비행들과 갖는 차이점은 단순히 햄이 우주에 다녀온 것이 아니라, 그 실험 결과들이 1961년 5월에 있던 Freedom7(또는 Mercury-Redstone 3) 비행에서 실제 사람인 알란 쉐퍼드의 미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햄의 레버 당기기 실험이 지구의 실험보다 매우 근소한 차이로 느렸기 때문에 우주에서도 이런 업무들이 수행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햄의 생체신호와 작업들은 컴퓨터를 통해 모니터링 되었는데, 비행 중 압력으로 인해 캡슐은 부분적인 손상을 입었지만 햄의 우주복은 어떠한 손상도 입지 않았다고 합니다.

<Image by NASA Johnson / goo.gl/MC5HYG>



우주 비행 후, 햄은?


햄이 타고있던 캡슐은 대서양 부근으로 떨어졌고, 구조선에 의해 구조되었습니다. 햄은 코에 입은 타박상을 제외하고 16분 39초의 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1983년 1월 19일, 햄은 비행을 마치고도 17년을 더 살고 27살의 나이로 자연사 했습니다. 우주비행 연구에 큰 기여를 한 햄은 고향인 뉴멕시코에 있는 국제 우주 명예의 전당에 묻혔습니다.



동물들의 우주비행 히스토리


http://lg-sl.net/mobile/scienceenjoy/cartoonboard/readCartooonBoard.mvc?cartoonId=SCCS2014120015

<똑똑한 두뇌로 다양한 과학 실험에 기여한 침팬지의 웹툰>


사실, 지구의 생물 중 처음으로 우주공간에 나간 것은 침팬지가 아니었습니다.

침팬지 햄은 건강하게 돌아와 17년을 더 살았지만, 러시아 우주견 라이카(1957년)를 비롯해 프랑스 고양이 펠리세트(1963년)는 대기권 진입까지는 성공했지만 우주비행에 실패하거나 비행 과정에서 죽었습니다. 반면, 과학자들은 이 실험들을 통해 우주 비행시의 뇌파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얻는 등 많은 과학적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과학적실험에서, 특히 실제 인간이 수행하기 직전에 침팬지를 이용했던 이유가 ‘인간과의 유전자 차이가 단 1.6%에 불과하기 때문’ 이라고 한다면 실험에서 느낀 고통 역시 인간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1997년 영국에서 유인원 연구를 위한 면허를 금지하는 정책(Policy banning licenses for great ape research)을 시작으로 현재는 뉴질랜드, 호주, 유럽연합에서도 침팬지를 과학적 실험대상으로 보지 않기 위한 다양한 운동들이 전개되고 있기도 합니다.

http://www.releasechimps.org/laws/international-bans


과학적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과학적 실험'은 반드시 동반되어야하는 행위이며 인류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지속적으로 실험을 진행해 왔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과학 연구결과 만큼이나, 인류를 위한 역사적 실험에 기여한 침팬지들의 숨겨진 활약들도 함께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위키피디아 '침팬지 햄' https://en.wikipedia.org/wiki/Ham_(chimpanz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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