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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Mar 31. 2017

화가에서 발명가로, 전신기 개발을 향한 모스의 이중생활

사무엘 모스 사망 145주기, 모스부호의 비하인드 스토리.

2017년 4월 2일은 모스부호로 잘 알려진 사무엘 모스를 기념하는 14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모스부호와 모스전신기는 전쟁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주요 통신수단이었으며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주인공들이 모스부호를 이용해 시공간을 초월한 편지를 주고받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발명품이 그렇듯이, 모스부호 역시 모스를 만든 사람과 ‘연관’이 있습니다. 왜 발명한 사람의 이름을 사용했다고 하지 않고, ‘연관’이라고 했을까요?


우리가 몰랐던 모스 부호의 비하인드 스토리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스토리 1. 모스는 매우 유명한 화가였다.

The Gallery of the Louvre. 루브르 박물관의 유명작품 38점의 미니어처를 묘사한 캔버스화. (1831-1833년 작품)

사무엘 모스의 원래 직업은 화가였습니다. 81년 인생의 절반을 화가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활동이 너무나 두드려졌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입니다. 

명문대학인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유럽 유학까지 다녀온 촉망 받는 화가였던 그는, 대통령의 초상화를 직접 그리고 팔아서 동시대 작가들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보수를 받았고, 후에는 발명품 개발에 필요한 개발비를 마련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잘나가는 직업화가였으나 개발자로 전향한 것입니다.



1832년, 41세 사무엘 모스의 인생은 미술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는 배 안에서 인생을 바꾸는 일을 만납니다. 

우연히 전자기학자 토마스 잭슨을 만나면서 전자와 전자석 발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단선 전신(single-wire telegraph)의 컨셉을 생각해낸 것 입니다. 귀국하자마자 모스는 작품활동은 뒤로 미뤄둔 채 (당시에 모스는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작품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전신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스토리 2. 모스의 발명품은 모스만의 것이 아니었다.


모스부호에 ‘모스’라는 이름이 붙었기 때문인지 전신기나 부호 모두 모스가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 전신기의 컨셉을 생각해내고 고안해 낸 사람은 모스이지만, 실제 모스 신호를 개선하거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데 도움을 준 다른 과학자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모스전신기도 없었을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모스는 몇 백 미터 이상을 벗어날 경우 전신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그때 화학교수였던 레오나드 게일교수의 도움으로 ‘Relay’ 개념을 도입할 수 있었으며, 10마일 (약 16km)의 전선을 통해 드디어 장거리에서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그들은 뛰어난 기술력과 통찰력, 재력까지 가진 청년, 알프레드 베일을 만나게 됩니다.


특히, 알프레드 베일은 모스가 초기에 고안했던 숫자식 모스부호 방식을 더 편리하게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연필이 아닌 철심을 달아 종이에 구멍을 뚫을 수 있게 하고, 또 복잡했던 기존 코드를 점과 선으로 단순화해 신호 해석 속도를 높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모스부호의 점과 선 입니다.

모스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장거리에서도 가능하도록 구현한 Leonard Dunnell Gale 박사

스토리 3. 전기 전신 발명가 62명,

왜 모스가 가장 유명해졌을까?

모스전신기는 동시대에 고안된 전신 아이디어 중에 가장 편리했다. 

과학, 예술 등 창의력이 바탕이 되는 분야에서는 늘 따라다니는 논쟁이 있습니다. 

바로 그 위대한 발명품(작품)을 ‘누가 가장 먼저 만들었는가’ 라는 논쟁입니다.


1838년, 모스는 전신 개발을 위해 연방 정부의 후원을 요청하지만 실패하고, 유럽으로 가서 또다시 시도하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 시기 런던에서는 이미 윌리엄 쿡과 찰스 휘트스톤이라는 과학자들이 먼저 특허를 받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1830년 대에는 이미 많은 과학자들과 개발자들이 전신기에 대한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스 역시 개발비 지원, 특허 신청 등 모든 일들이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는 미술교수로 번 수입, 그림을 판매한 수입으로 전신기 개발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스는 전기 전신 발명가가(1838년까지) 대략 62명이 거론되는 가운데, 실용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사람으로 꼽히는 유일한 사람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모스기호의 단순한 규칙이 한 몫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국제 모스 부호 규칙>국제 전기 통신 협약의 부속 전신 규칙으로 정해진 모스 부호는 아래와 같이 단순합니다.

① 선(dash)의 길이는 점(dot)의 3배일 것, 

② 한 자를 형성하는 선과 점 사이의 간격은 1점과 같을 것, 

③ 문자와 문자의 간격은 3점과 같을 것, 

④ 어(語)와 어의 간격은 7점과 같을 것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21940&cid=50373&categoryId=50373

실제 영국에서 개발된 휘트스톤의 전신기는 부호를 사용하지 않고 6개의 자침을 이용하여 알파벳 문자 하나 하나를 송신하는 시스템이었던 반면, 모스의 전신기는 수신된 신호가 종이 테이프에 ‘부호’로 기록된다는 편리함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편리한 기술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이 당시에도 적용되었었던 것 같습니다.


스토리 4. 모스부호는 알파벳만 가능할까?

알파벳으로 문자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스부호 역시 또 다른 언어, 즉 ‘약속’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스부호로 한글 표현도 가능합니다. SKATS  (Standard Korean Alphabet Transliteration System)에 따라 한국어 모스부호 역시 가능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SKATS


스토리 5. 1844년, 5월 24일. 세계 최초 전신 개통.


많은 어려움 끝에 자신의 계획에 3만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미 하원의 승인을 얻어낸 모스는 워싱턴DC와 그로부터 61km 떨어진 볼티모어의 교신을 추진합니다. 1843년부터 지하 전신선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해, 약 1년 만에 볼티모어와의 교신에 성공하는데, 이때 알프레드 베일로부터 회신 받은 메시지는 바로 


“What hath God wrought” (신은 무엇을 만드셨는가) 


였습니다. 당시 61Km 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일은 신만이 가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일을 인간이 이뤄낸 것에 대한 기쁨의 표현이 아니었을까요? 이때 전신에서는 1분당 30자를 전송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전신기의 컨셉을 생각해 낸 후 딱 12년 만에 원거리 통신에 성공한 것입니다.


1845년, 5월의 시연이 성공한 후. 전신은 뉴욕에서 필라델피아, 보스톤, 버팔로, 미시시피까지 뻗어나갔습니다.


스토리 6. 모스부호와 관련된 재미있는 과학만화.

http://lg-sl.net/mobile/scienceenjoy/cartoonboard/readCartooonBoard.mvc?cartoonId=SCCS2016080008





<참고>

초상화와 모스부호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31081&cid=42171&categoryId=56845

위키피디아 _ 사무엘 모스

https://en.wikipedia.org/wiki/Samuel_Morse

발명상식사전 - 모스의 전신기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439643&cid=58470&categoryId=58470

디라이브러리 – 사무엘 모스, 유선 통신 시대를 열다

http://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200405N052


<이미지 출처>

스토리 1. The Gallery of the Louvre : https://goo.gl/QkNLa9 

스토리 2.Leonard Dunnell Gale 박사 : https://goo.gl/QxALpS  

스토리 3. 모스전신기(Morse's telegraph) : https://goo.gl/OsjVaJ by tomislav med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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