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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의 과학 Jan 19. 2018

지구의 그림자를 언제 볼 수 있지?

우리는 해와 달이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알까요? 매일 아침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면 둥글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달의 모양은 매일매일 달라지지만 보름달을 보면 둥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어떨까요? 해와 달처럼 둥글까요, 아니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처럼 넓고 평평할까요? 2018년 1월 31일 밤, 지구가 둥근지 평평한지 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펼쳐집니다.


매일 떠오르는 해와 달을 보면 둥글다는 금세 알 수 있다.



지구는 해와 달처럼 둥글다!


우리 눈에 보이는 땅은 산도 있고 강도 있어 아주 평평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넓게 보면 평평해 보입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봐도 평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구는 해와 달처럼 둥글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아주 오랜 옛날 사람들은 땅이 평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 시대에 지구가 둥글다고 주장한 학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망원경도 우주선도 이용하지 않고 지구가 둥글다는 어떻게 것을 알았을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40년 즈음, 밤하늘에서 일어난 월식에 주목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월식 때 지구의 그림자가 달에 비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구 주위를 해와 달이 돌다가 해-지구-달의 순서로 일직선으로 늘어서게 되면 지구의 그림자가 달에 생기고, 그 그림자를 보면 지구의 가장자리가 곡선으로 보이므로 지구가 둥근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인간에게 지구는 너무나 거대하기 때문에 지구의 전체 모습은 볼 수가 없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구의 모습을 그림자로나마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바로 월식이 일어날 때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월식을 보고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 / Ⓒ Public Domain



월식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월식을 보고 천문학 연구에 몰두하여 지동설(태양중심설)을 만든 코페르니쿠스. / Ⓒ Public Domain


코페르니쿠스(1473~1543)는 지동설을 주장한 폴란드의 천문학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코페르니쿠스가 본격적으로 천문학을 연구하게 된 것이 1500년 11월 6일 난생 처음 월식을 관찰하고부터라는 말이 있습니다. 코페르니쿠스는 교회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교회의 일보다는 천문학 연구에 몰두했지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죽기 직전인 1543년에 출판된 『천구의 회전에 대하여』라는 책이고, 여기에 지동설에 대한 주장을 펼친 것입니다. 월식 때 지구와 달의 움직임을 분명히 보았을 테니까요.


신윤복의 ≪월하정인≫은 월식이 일어날 때 달의 모양으로 추정된다. / Ⓒ Public Domain


신윤복(1758~1814?)은 조선 후기 풍속화와 산수화로 잘 알려진 화가입니다. 그런데 그의 대표작인 ≪월하정인≫의 달 그림을 두고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 초승달도 아니고 그믐달은 더더욱 아니어서 과학적으로 잘못 표현한 것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1년 아마추어천문가인 이태형씨가 그림 속의 달은 월식이 일어날 때의 모양이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승정원일기』에 정조 17년인 1793년 7월 15일(양력 8월 21일) 월식이 있었다는 것을 찾아낸 것입니다. 그 날 오후 9시에서 다음날 오전 3시까지 월식이 일어났으며, 신윤복은 이때의 달 모양을 작품에 그렸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달 모양에 대한 과학적인 해결뿐만 아니라 작품의 제작 시기도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신윤복이 정확히 그날 작품을 완성하지 않았더라도 월식이 일어나던 날 달 모양을 보고 작품에 반영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2018년 1월 31일, 개기월식 때 직접 확인해 보자!


월식은 일식과 더불어 지구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천문 현상입니다. 월식은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에 있을 때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월식은 보름 때 일어납니다. 일식은 태양-달-지구가 일직선으로 있을 때 달이 태양을 가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믐 때 일어납니다.


2018년 1월 31일, 우리나라에서 개기월식을 볼 수 있습니다. 개기월식은 지구의 그림자 속에 달이 완전히 들어가 붉고 어둡게 보이는 것입니다. 지구의 그림자 속에 달의 일부가 들어가는 가는 것은 부분월식이라고 하지요. 1월 31일, 오후 8시 48분부터 월식이 시작되어 9시 51분에서 11시 8분까지 개기월식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1시 10분에 월식이 모두 종료됩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도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월식을 보면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특히 이번 개기월식은 슈퍼문(보통 때보다 큰 보름달), 블루문(한 달에 두 번 뜨는 보름달), 블러드문(개기월식으로 붉게 보이는 달)이 겹쳐 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초특급 우주쇼입니다. 슈퍼블루블러드문을 꼭 보기 바랍니다.

일식과 월식이 일어날 때의 태양, 지구, 달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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