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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비밀마일리지를 들켜본 적이 있는가?

오랫동안의 내 모습이 부정된다 생각이 들 때

by 어떤이의 언어

어떤 이는 오늘 서울의 차가움을 만났다.

날씨는 점점 후덥지근 해지고, 건조하며 탁하기도 한데

어찌 어떤 이의 서울은 점점 차가움과 스테인리스의 찬 부분에 피부를 맞닿은 느낌이다.


새로운 면접을 봤다.

급공고가 올라와 허겁지겁 나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했다.

나의 생각과 신념, 방향성을 틀리지 않게 잘 말할 수 있는 경지까지 끌어올려 갔다고 생각했는데 , 아니나 다를까 자기만족과 기대의 허상에 불과했다. 나에게 또 한 번 너무 믿음을 주었던 것 같다.

1차 서류와 포트폴리오제출까지 끝나지만 , 이틀 뒤 면접에서는 내가 봐도 허무맹랑한 나의 모습이 그들의 눈동자거울 속에서 보였던 것 같다.


질문은 예상밖을 엄청나게 벗어났고 , 종이에 적혀있는 나의 모습들이 하나 둘 씩 날아가버리는 것 같았다.

너무나 거짓없고 나를 낮추어 말을 한 것일까 , 나의 경험치가 깍아 내려가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경 너머의 면접관의 눈에서 차가운 기운이 스멀 스멀 뿌리는 것 같앆다. 이것을 바꾸어줄 기회는 적극적으로 움직여 동작을 하며 어필 해야하고 차분하게 생각을 전달해야하는데 , 이것 또한 딱딱해져버린 뇌가 전달을 어려워했다.

이젠 돌이킬 수 없구나. 음 창백해진 모습ㅡ 가벼운 미소와 떨리는 몸짓은 이렇게 40분의 면접이 마무리 되었다. 그래, 이 질문들 잊지말자 라며 - 이런 것이 또 쌓이는 것이야 -라며 물티슈 한 겹정도의 위로만 했다.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지만, 이 직무의 시작마저 나에게는 할당되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오랫동안의 경험을 쌓아 올려왔던 활동들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나를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헛되지 않을 거야 , 이 모든 게 나에게 좋은 메리틀르 줄 거라고 믿었는데

현실에 반영되는 것은 아직 먼 길인 것 같다. 어딘가에 소속을 할 수 있는 걸까 라는 자신없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떠한가, 나의 숨겨둔 비밀마일리지를 들켜본 적이 있는가? 이것만큼은 내 두꺼운 뿌리인데 뽑히기 직전까지 가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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