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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Sep 16. 2017

취업시장의 절대강자 ‘대기업’, 그 이름이 정말 중할까

넥스트 CLO캠퍼스 기획을 위한 밑밥...

CLO와 한국청년물류포럼이 야심차게 기획한 <청춘물류캠프>의 사전신청이 내일 마감합니다.     


<청춘물류캠프>는 물류업계에 있는 영업, 마케팅, 프로젝트 포워딩, 딜리버리, 수출입, 라스트마일 사업운영, 물류센터 운영 등 중복되지 않는 9개의 직무를 현업 5년차 미만 기업 실무자가 소개하는 강연 프로그램입니다.      

<청춘물류캠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일반적인 강연 프로그램에서 흔히 전면에 내세우는 연사의 ‘기업명’을 과감히 블라인드했다는 점입니다.     

청춘물류캠프 포스터. 참가연사 9인의 모든 '기업명'을 블라인드했습니다.


사실 기획 초 모든 기업명을 블라인드하고, '직무' 하나만 강조하는 기획 방향이 맞는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행사에 연사로 참여하는 기업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알만한 대기업, 스타트업들이 포진해있었거든요.     


실제 CLO가 일전 여러 물류업계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실행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많은 취업준비생들은 모두가 알만한 이미 충분히 이름이 알려진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타깃으로 선정한 ‘물류업계 취업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기업 이름’이 포기하기 아까운 마케팅 포인트라는 것이 팀원들의 공론이기도 했지요.     

청춘물류캠프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일부.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대기업 취업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걱정과 달리 신청자의 관심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청춘물류캠프>의 신청자는 370명, 대관 장소인 마루180의 정원 200명을 훌쩍 넘어간 상황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방금 전에도 또 한 명이 늘었네요.)     

더욱이 긍정적인 점은 우리가 애초에 타겟팅했던 포인트인 ‘서울’을 넘어선 지역 대학교 학생들이 다수 참가를 희망하며 서울 상경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원서 중에는 제주대, 한국해양대, 한동대, 군산대, 울산대, 영남대, 중부대 등 지방 학생들이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또 하나 긍정적인 점은 ‘물류전공’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교뿐만 아니라 다수의 학교에서도 신청자가 쇄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단국대, 건국대, 숭실대, 동국대, 서강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와 같은 학교들은 ‘물류’ 전공을 운영하는 학교들이 아니죠.   

  

<청춘물류캠프>는 서울권과 물류전공에 마케팅을 집중했음에 불구하고, 탈물류전공, 탈서울에 성공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정말 기업명이 중요할까     


여기서 저는 한 가지 가설에 봉착했습니다. 정말, 취업준비생들에게 있어 “기업명”이 중요할까요? 사실 통계는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이름이 충분히 알려진 ‘대기업’ 취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말이죠.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가 “좋은 중소기업은 당최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면”이라는 이유라면 어떨까요. 실제 대기업 취업을 준비한다는 제 후배중 하나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일 많이 시키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어차피 노예 생활하는 거 돈이라도 많이 주는 대기업을 가려고 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대기업보다 하드코어한 일상을 선사해주는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더욱이 돈도 안주죠.   

   

그런데 말이죠. 그 와중에 적절한 높은 급여와, 환경, 워라벨을 보장해주는 좋은 기업은 분명 숨어 있습니다. 브랜딩을 할 만한 여력이 안 돼 취업준비생들에게 잘 보이지 않을 뿐이죠.

     

이 때문에 중소기업에서도 고민은 많습니다. 우리는 정말 취업준비생들에게 있어 좋은 조건을 내걸고 있는데 당최 지원자가 안 온다는 것입니다.


문득 얼마 전 S전자 인사팀에 계셨던 선배 한 분과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이 선배는 S전자 인사팀을 나와 한 중소 무역회사에 인사 총괄로 입사했는데요.      


그 선배는 “S전자에서 인사는 정말 쉬운 것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좋은 인재들이 몰려왔거든. 그걸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회사에서 하려니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다른 가설. 학생들에게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그 기업이 정말 좋은 기업이라면 취업하고 싶은 유인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그들이 ‘대기업’ 취업을 선호했던 이유는 단순히 그들에게 익숙한 곳이고, 그 기업에서 일했을 때의 모습과 환경이 어느 정도 예측이 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넥스트 CLO캠퍼스는...

    

아직까진 가설이지만 가능성은 보입니다. 당장 7명의 인원이서 열심히 생존을 고민하고 있는 저희 CLO도 채용공고를 올릴 때마다 많은 우수인재들이 들어오고 있거든요. 사실 저희가 내건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남들보다 투명하게, 조금은 거칠게, 형식을 벗어난 채용공고를  올린 것뿐이에요.  [채용공고가 궁금하다면]

CLO는 예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하며 ‘성별’, ‘출신학교’, ‘학점’, ‘지역’과 같은 지표들을 전혀 받지 않고 ‘지원서’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그것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당장 위 채용과정을 거쳐서 CLO에 합류한 기자들의 대외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스펙도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페북 검색을...    

당장 얼마 전 물류산업 채용박람회에서 기자를 찾아온 한 학생도 이런 말을 하더군요. “대기업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비전을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당최 그런 회사들이 어디에 있는지 학생 입장에서 파악하기는 정말 어렵다”고요.     


넥스트 CLO캠퍼스의 방향이 잡히는 순간이었습니다. 만약 정말 좋은 근무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브랜딩할 여력이 안돼 잘 알려지지 않은 '강소기업'을 철저히 검증하여,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대기업'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된 청년들과 연결시켜준다면 어떨까요.


기업의 구인난과 청년의 구직난이 공존하는 이 미친 세상에 작은 해법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요.


물론 제 생각과 달리 시장 반응이 싸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작은 조직 좋은게 뭐겠습니까. 과감히 실험하고, 안되면 그것을 통해 배우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면 그만입니다.


어찌됐든 CLO의 교육콘텐츠 실험은 이번 <청춘물류캠프>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가 오늘 작성한 고민들은 아무래도 다음 제품을 기획할 때 더욱 분명하고, 철저하게 반영되겠지요.     


아울러 <청춘물류캠프>의 여석은 초과했지만, 아직 지원은 가능합니다. 열의를 보여주신다면 그 분이 400번 째 지원자든, 500번 째 지원자든 상관없이 이번 행사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지원서 마감까지 D-1. <청춘물류캠프>에 더 많은 청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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