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전하는 일침
얼마 전 물류전문 변호사를 꿈꾼다는 한 로스쿨 학생에게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를 만나 물류산업의 법적 이슈와 관련된 이야기를 청취하는 과제 때문이라고 한다.
할 이야기는 많았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물류가 아닐 수밖에 없었던 이유, 우버이츠가 '자동차' 배송인을 모집하지 않는 이유,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의 갈등, 회사가 망했는데 퇴직금은 커녕, 미수금도 받지 못한 퀵서비스 라이더들...
모두 한 번 이상 기사로 다뤘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뭣하나 해결됐다고 말할 수 있는 이슈는 없다.
나는 부족하다. 얕은 지식, 얕은 정보, 얕은 네트워크. 누군가의 문제를 이야기하기 앞서, 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급급한 사람이다.
누군가에게 문제가, 누군가에게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누군가에게 악인이 누군가에게는 선인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적폐가 누군가에게는 정의일 수 있다.
그렇기에 반성한다. 나의 방향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가.
방금 전 인터뷰를 마쳤다.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학생에게 나중에 변호사가 되면, 전문가가 되면, 꼭 도와달라고 말했다.
혼자서는 바꿀 수 없는 세상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