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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Jan 27. 2020

모빌리티 기자단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종 융합 콘텐츠를 위한 크리에이터 연합

얼마 전 선후배 기자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가끔 마음이 맞는다면 공동 취재도 하는 기자 모임을 만들면 어떨까요?"


뭐 흔히 있는 기자단 같은 건데, 흔한 것을 그대로 하면 좀 그러니까 하나를 더 붙여 봤습니다. 영역간 융합이죠. 다들 융합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출입처가 나눠진 기자 조직 특성상 그러기가 참 어렵잖아요. 


음, 한 예가 생각나네요. 얼마 전 카리스국보라는 물류업체가 모빌리티 스타트업 벅시의 지분을 인수했죠. 근데 스타트업 담당 기자는 카리스국보를 모르고 물류 담당 기자는 벅시를 모르니 쓸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지 않나 싶더라구요. 저만 해도 그랬어요.


이런 이종이 섞이는 사건이 터질 때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함께 하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가까운 방법으로는 연락처 공유죠. 물류 담당 기자가 알고 있는 카리스국보의 연락처와 스타트업 담당 기자가 알고 있는 벅시의 연락처를 공유하는 거죠. 업체 공용메일에 콜드메일 보내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정보에 닿지 않을까 싶었어요.


조금 긴밀하게는 공동 인터뷰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인터뷰이의 니즈가 맞는다면요. 물론 담당 기자들의 니즈도 맞아야 겠죠. 같은 사건이라도 관점에 따라서 콘텐츠는 달라지니 재밌을 것 같았어요. 예컨대 같은 카리스국보-벅시 인수합병 기사더라도 누군가는 물류 관점의 시너지를, 누군가는 여객운수 관점의 시너지, 누군가는 IT 측면의 연결 시너지를 찾는 글을 쓰는 거죠.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모빌리티 기자단. 굳이 '모빌리티'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모빌리티가 여러 산업을 융합할 수 있는 키워드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모빌리티 영역을 취재한다고 하는 기자만 해도 저 같은 물류에도 있고, IT에도 있고, 교통에도 있고, 자동차에도 있거든요. 음, 여기에 그냥 모든 흐름을 모빌리티라고 우긴다면 사실 어떤 기자도 모빌리티를 쓰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사실, '기자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지만 공유할 정보만 있다면 굳이 기자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까지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우리가 정보를 독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세상도 아니죠.


지금은 뜻이 맞는 9명의 서로 다른 매체와 출입 분야의 기자들이 모였어요. 저처럼 소비자와 가까운 물류를 주력으로 취재하는 사람도 있고, 같은 물류더라도 기업쪽에 가까운 물류를 취재하는 사람도 있고, 같은 IT라도 누구는 소프트웨어를, 누구는 스타트업을, 누구는 디바이스를 담당하는 사람들이죠. 


만든지 불과 1주일도 안 돼서 지금은 카톡방이 조금 어색해요. 서로 자기 소개 한 번씩 했고, 가끔 정보 공유 살짝 하는 정도요? 그래서 먼저 친해지기 위한 오프라인 모임을 한 번 하려고 해요. 이후에는 이 모임에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고요. 서로 알고 있는 기자들 중에서 이 모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을 받아서 단톡방에 합류하는 방식이에요. 제가 아는 기자풀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으니, 다른 분들의 네트워크 도움을 받는다면 금새 더 많은 좋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렇게 사람이 모이다 보면 조만간 '기자의 눈으로 보는 모빌리티' 같은 세미나도 한 번 열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들이 모여서 하는 스터디 모임도 좋고요. 앞으로 이 모임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까 다양한 이야기를 오프라인에서 함께 나눠보려고 해요.


물론 당장은 거창한 것보다 친해지는 게 먼저에요. 이 모임이 장차 커질지, 그냥 술만 먹다가 망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실패보단 성공담으로 내용 공유할 기회가 생기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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