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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Feb 28. 2020

가끔씩, 안녕

몇 년 동안 연락하던 홍보 담당자 한 분이 이종 산업으로 떠났다. 조용히 안 보이는 곳에서 참 많은 도움을 줬던 분이다. 매번 좋은 이야기만 오갈 수는 없기에 가끔은 불편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쌓인 정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이직은 축복이라고 하다만 괜스레 아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짧으면 몇 달, 길게는 몇 년에 한 번씩 이런 날이 온다. 변함없이 자리를 지킬 것 같았던 누군가 떠나간다. 출입처가 바뀌는 기자를 떠나보내는 홍보 담당자의 심정이 이럴까. 어쩌다 한 분야를 파다 보니 떠나기보다 떠나보낸 이가 많았다.


물류는 어디에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떠난 이마저 어디에든 있는 것은 아니다. 운이 좋다면 인연이 이어진다. 아마도 일을 넘어선 관계가 됐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이렇게 안녕이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일의 목적이 다르다.


봄비가 추적추적 거리에 쌓인다. 애써 무거운 마음을 접어 본다. 물류가 아무리 중하다고 서니 사람의 마음만큼 중할까. 무엇이 됐든 누군가의 마음에 남아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물류 이야기는 조용히 놓아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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