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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Mar 15. 2021

쿠팡 관련 물류주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마존과 쿠팡, 흔들리는 공생

쿠팡이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습니다. 쿠팡의 공모가격은 주당 35달러로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쿠팡의 시가총액은 630억달러(약 71조6000억원)입니다. 쿠팡의 주당 가격은 상장당일 61.8달러까지 치솟았고 12일 기준 주당 48.47달러로 마무리 된 쿠팡의 시가총액은 81억3300만달러(약 94조원)에 이릅니다. 쿠팡 기업가치가 적정한가는 제가 판단할 깜은 아니고, 일단 그 숫자만으로도 한국의 커머스판, 아니 대한민국 재계 전체를 뒤집을 만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물류 이야기를 해봅니다. 폭발적인 쿠팡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을까요. 쿠팡의 상장 소식이 처음 알려진 지난달부터 한참 국내 언론을 달구던 소식이 있었으니 쿠팡 관련 물류주의 성장입니다. 쿠팡의 상장으로 쿠팡과 계약한 물류기업들, 예컨대 KCTC나 동방 같은 쿠팡 물류센터까지 입고 물류를 처리해주는 업체들의 반사 이익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한창 이러한 내용이 보도가 된 시기 KCTC와 동방의 주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죠.


물류를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물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때 이런 보도는 조금 위험한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쿠팡은 아마존을 무섭게 따라가는 기업이고, 아마존은 몇 년 전부터 직접물류 비중을 빠르게 늘리며 물류업체와 경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점은 2018년입니다. 아마존은 2018년 연례보고서(2018 Annual Report FORM 10-K)에 처음으로 ‘운송 및 물류업(Transportation and Logistics Services)’을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산업(Intense Competition)’으로 규정했습니다. 라스트마일 물류 영역까지 직접배송 비중을 늘려나간다는 것입니다. 데이터 분석업체 ShipMatrix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아마존의 직접물류 비중은 54%, 2020년 7월에는 66%에 육박했습니다.


아마존의 직접물류망이 확장되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아마존과 협력하던 북미 물류기업 UPS, 페덱스 등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아마존의 협력 물류사 일부는 아마존과 계약 관계를 파기하고 아마존과 경쟁하는 유통업체에 힘을 밀어주는 길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아마존 때문에 멸종한 북미 3PL 물류센터 운영 사업자들의 이야기는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쿠팡은 어떨까요. 지금은 쿠팡이 한진(로켓배송 협력사), 동방, KCTC와 같은 물류기업과 협력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협력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쿠팡의 2~3년 뒤 미래는 지금의 아마존을 보면 짐작 가능합니다. 그 정도 타임라인은 따라왔다고 봅니다. 과연 그 때도 지금처럼 쿠팡과 협력하는 물류기업들의 주가 고성장이 이어질 수 있을까요?


주가는 시장의 기대감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라고 합니다. 글을 쓰고 있는 오늘 다시 쿠팡 관련 물류주와 관련된 기사를 검색해봤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동방과 KCTC는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 주가가 다시 오르거나 내려갈지 저는 쉽사리 예측하지 못합니다. 저는 주식 전문가도, 금융시장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쿠팡과 협력하는 물류기업들의 장기적인 성장에 대해서 비관적입니다. 그 성장이 쿠팡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말이죠. 그렇기에 물류기업들은 건강한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 자체적인 역량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뜻을 품은 공생 관계는 오르내리는 주가처럼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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